일본영화 사상 최고 제작비(200억)가 투입된 재난 블록버스터 ‘일본침몰’이 일본에서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에서 7월 15일 개봉한 ‘일본침몰’은 개봉 12만에 제작비 전액을 회수했고, 개봉 한 달 만에 제작비의 두 배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 ‘일본침몰’은 일본열도를 뒤흔든 지진으로 인해 화산폭발이 일어나고 일본 전역이 바다 속으로 침몰해가는 엄청난 참사를 그린 초대형 블록버스터 영화다. ‘일본침몰’은 8월 31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일본에서의 인기만큼 과연 한국에서도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침몰’의 국내 흥행에 대한 기대는 일단 긍정적이다. 일본영화사상 국내 최대 규모인 150개 개봉관을 확보한 상태다. 또 올 여름 극장가에 이렇다 할 초대형 블록버스터가 없었던 만큼 큰 스케일을 원하는 관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일본침몰’이라는 제목 자체가 가지고 있는 흥미와 일본의 대표적 상징물들이 파괴되고 일본 전역이 바다로 침몰해간다는 내용은 국내에 만연한 ‘반일 감정’에 편승해 흥행에 성공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일본침몰’이 국내 흥행 성공에 긍정적인 요소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8.15 광복절에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총리가 A급 전범들이 묻혀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한국과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과 외교적 갈등을 빚고 있어 일본영화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 작용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일본침몰’ 속에 내재된 이데올로기 또한 국내에서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 미국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전세계는 미국이 지킨다’는 이데올로기를 내포하고 있어 국내에서 평가절하되기도 했다. 아직 ‘일본침몰’이 국내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본침몰’이 결국 ‘일본은 일본의 침몰까지 막을 수 있는 힘이 있다’는 내용으로 전개된다면 국내 관객들의 반일감정을 자극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일본침몰’이 과연 국내 극장가에서 일본에서 맛본 흥행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pharo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