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음악프로 방송사고, 그 대책은?
OSEN 기자
발행 2006.08.21 10: 24

음악프로그램에서의 방송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8월 20일 SBS '생방송 인기가요’에서는 3인조 여성그룹 씨야가 노래를 부르던 도중 한 여성 백댄서가 갑자기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 하지만 당황한 SBS 측은 약 35초 간 그대로 방치하고 있었고 사태가 심각함을 알아차린 후에야 댄서를 끌고 내려가 병원으로 옮겼다. 여성 댄서는 이대 목동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결과 빈혈로 인한 경련이었음이 밝혀졌으며 9시 30분경 퇴원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네티즌들의 말들이 많다. 여성 댄서가 쓰러졌는데도 즉각적인 대처가 이루어지지 않고 30여초 동안 그대로 방치했던 점이 화근이 된 것이다. 프로그램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처음에는 잠시 넘어진 줄 알고 조금 기다린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상황이 어찌됐든 늦장 대처에 대한 책임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음악프로그램의 방송사고는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음악프로그램의 특성상 생동감을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생방송의 형태를 취하게 되면서 그동안 갖가지 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났다. SBS '인기가요’에서는 1998년 H.O.T의 토니안이 3집 수록곡 ‘빛’에 맞춰 노래를 부르던 도중 한 열성팬이 무대 위로 올라와 갑작스럽게 화면을 방청객 쪽으로 돌려야만 했던 적도 있으며 그보다 더 거슬러 올라가 ‘생방송 인기가요 20’에서는 김예분과 이훈이 진행을 하던 중 김예분의 한 열성팬이 무대로 뛰어 들어와 잠시 매끄럽지 못한 방송을 내보내야했던 적도 있다. MBC에서는 1997년 ‘생방송 인기가요 베스트 50’에서 그룹 삐삐롱스타킹이 카메라에 손가락 욕을 하고 침을 뱉어 무리를 빚은 바 있으며 2005년 ‘음악캠프’에서는 인디밴드 카우치의 성기노출 사고로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와 같은 큰 사고뿐만 아니라 음향이나 방송진행과 관련한 작은 방송사고는 수도 없이 많았다. 2004년 KBS '뮤직뱅크’에서는 바다가 헤드셋(무선 마이크)을 끼고 노래를 부르다가 갑자기 “죄송합니다. 음악이 안나와서요”라고 말해 제작진이 재빨리 스탠딩 마이크를 건넨 사고가 있었으며 2004년 연말 생방송으로 진행된 KBS ‘가요대상’에서는 올해의 가수상을 수상한 박효신이 ‘그곳에 서서’를 부르다가 반주 테이프가 몇 번이나 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음악프로그램의 경우 주시청자층이 10대 청소년들이라 방송사고가 일어날 경우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크다. 이와 같은 폐단을 막기 위해 KBS ‘뮤직뱅크’는 현재 녹화방송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MBC ‘쇼 음악중심’은 지난해 카우치 사건 이후 프로그램 명을 바꾼 뒤 ‘5분 딜레이’ 방송 형태를 취하고 있다. 방송 예정 시각보다 5분 먼저 시작해 혹시 모를 사고를 방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됨에 따라 3사 지상파 방송 음악프로그램 중 SBS ‘생방송 인기가요’만 생방송으로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다른 일반 생방송 프로그램에 비해 돌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염두해 둘 때 '생방송 인기가요’ 역시 시급히 대안책을 마련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SBS ‘생방송 인기가요’의 김태성 CP는 "지난 MBC ‘카우치 사건’ 이후 우리도 계속해서 논의를 하고 있고 어떤 것이 현명한 방송 처리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아직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지만 어제 씨야의 방송사고가 계기가 돼 조만간 신속한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답변했다. SBS ‘생방송 인기가요’는 21일 오전 회의를 통해 이 사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며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hellow0827@osen.co.kr 8월 20일 SBS '생방송 인기가요'에서 씨야의 여성 백댄서가 쓰러져 있는 장면.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