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AG, '어제의 현대 용사들이 뭉친다'
OSEN 기자
발행 2006.08.22 09: 17

2006 아시안게임(11월말.카타르 도하) 출전 대표팀의 수비코치인 정진호 현대 수석코치는 요즘 전화하느라 바쁘다. 지난 14일 선발한 예비 엔트리에 포함된 고참급 선수들에게 출전 의사를 타진하기 위해 휴대폰을 끼고 산다. 현재까지 정 코치의 작업은 성공적이다. 부상 등을 이유로 아시안게임 출전을 고사하던 고참급 선수들이 잇따라 합류를 약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 코치가 정성을 기울인 선수는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그물망 수비로 인정받은 특급 유격수 박진만(30)이었다. 박진만은 김재박 현대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정된 지 얼마되지 않아 수원에 원정 왔을 때 김용달 현대 타격코치로부터 “네가 김 감독을 도와드려야지”라는 말에 “허리가 좋지 않고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며 정중히 거절 의사를 피력한 바 있었다. 그래도 김재박 감독과 정진호 코치는 박진만을 예비 엔트리에 포함시켰지만 합류를 자신할 수 없었다. 그런 박진만이 최근 정진호 코치와의 전화 통화에서 합류를 약속한 것이다. 정 코치는 “진만이가 몸은 정상 컨디션이 아니지만 최종 엔트리에 선발되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며 표정이 밝았다. 이로써 대표팀을 이끌 중고참급 선수들 중 핵심인 박재홍(33.SK) 김동주(30.두산)에 이어 박진만이 합류키로 결정함으로써 ‘김재박호’는 뼈대가 튼실해졌다. 더욱이 박재홍과 박진만은 김재박 감독, 정진호 코치와 함께 현대 유니콘스에서 호흡을 맞추며 우승의 영광을 함께 했던 선수들이라 대표팀에서도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1996년 현대 창단 멤버로 프로에 데뷔한 박재홍은 2003년 KIA로 이적하기 전까지 7년 동안 현대가 한국시리즈 2회 우승을 차지하는 데 기여했다.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30(홈런)-30(도루) 클럽’을 창시하는 등 현대 전성기와 맞물려 맹활약했다. 1996년 고교(인천고)를 졸업하자마자 프로에 데뷔해 명유격수 출신인 김재박 감독의 후계자로 ‘배번 7번’까지 물려받으며 현대 붙박이 유격수로 뛴 박진만은 2005년 프리에이전트(FA)로 삼성과 계약하기 전까지 현대에 몸담고 있었다. 철벽 유격수 수비로 현대의 한국시리즈 4회 우승에 함께 했다. 삼성으로 옮긴 첫 해인 지난해에는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하는 등 한국야구 최고 유격수로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박재홍과 박진만 외에 현대호에서 우승의 기쁨을 함께 한 선수로는 우완 투수 신철인(29.현대)이 있다. 이번 대표팀에 우완 셋업맨으로 선발된 신철인은 1999년 현대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해 박재홍 박진만과 함께 활동했다. 여기에 김재박 감독과 정진호 코치는 이들과 함께 1996년부터 현재까지 현대호를 지키며 한국시리즈 4회 우승의 위업을 달성한 코칭스태프다. 그야말로 2006 아시안게임은 현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들이 헤쳐 모여 금메달 획득이라는 영광 재현을 꿈꾸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sun@osen.co.kr 박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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