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시엔 괴물 투수' 사이토 '열풍'
OSEN 기자
발행 2006.08.23 09: 24

일본야구계에 '사이토 열풍'이 불고 있다. 주인공은 우완투수 사이토 유키(18). 얼마 전 끝난 일본 고교야구 여름 고시엔대회에서 소속팀 와세다실업고를 첫 정상에 올려놓은 에이스다. 사이토는 결승전에서 대회 3연패를 노린 도마코마이 고교를 맞아 유례없는 재경기를 벌이는 명승부를 연출, 우승을 따냈다. 결승전 첫 경기에서 1-1 15회 연장 무승부로 끌고 갔고 이튿날에도 선발투수를 자원, 9회까지 완투하며 결국 4-3 승리를 이끌었다. 워낙 극적인 승부를 펼친 데다 사이토가 마지막 타자를 잡고 환호의 눈물을 뿌리는 장면이 일간지에 대서특필되면서 스타가 됐다. 사이토는 이번 고시엔대회에서 7경기에 등판, 948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다. 결승전 재경기까지 포함하면 4경기연속 완투했다. 140km가 넘는 직구의 볼끝이 뛰어나고 싱커, 고속슬라이더, 포크볼 등 자유자재로 볼을 뿌린다. '비운의 에이스'로 알려져있는 선배 아라키 다이스케(현 세이부 투수코치)의 2세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투구폼은 요미우리 우에하라 고지와 비슷하다는 이야기도 듣고 있다. 지난 봄 고시엔대회 1차전에서 마쓰자카 다이스케(세이부)의 모교 요코하마고에 대패한 뒤 일취월장, 이번 여름 고시엔의 영웅이 됐다. 일본 언론들은 유레없는 인기를 몰고 온 이번 고시엔대회의 영웅으로 사이토를 집중 부각하고 있다. 그의 일거수 일투족이 이미 세인들의 관심을 끌고 왔다. 지성미를 풍기는 깔끔한 외모와 투혼을 발휘하는 18살짜리 투수의 상품성에 주목하고 있는 것. 와세대 실업고의 대선배 오 사다하루 소프트뱅크 감독도 "최고의 피칭이었다"며 격찬했다. 한 스포츠 매니지먼트 회사는 사이토의 지성미에 반해 에이전트 계약을 추진하고 있을 정도이다. 사이토의 와세대실업고는 결승전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신칸센 신오사카역에서 이례적으로 지하통로를 이용, 열차에 올라탔다. 신오사카 지하통로는 일본 축구대표팀이 이동할 때와 한신 타이거스의 우승시 단 두 번만 이례적으로 이용했던 곳. 팬들이 대거 몰릴 것을 우려해 일개 고교팀이 특혜를 누린 것이다. 또 지난 22일 고향에서 있었던 우승 보고회에는 3000여 명이 운집했고 일본 취재진들이 대거 몰리는 등 취재경쟁이 벌어졌다. 사이토의 꿈도 야무지다. 본인은 프로를 포함해 신중히 진로를 결정하겠다고 말하고 있으나 와세대 대학 진학 후 곧바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릴 계획. 요미우리 와타나베 쓰네오 회장이 직접 "드래프트에 나온다면 무조건 거인이 1번으로 지명할 것이다"고 욕심을 부리고 있다. 스타를 배출하는 고시엔 대회와 스타를 만드는 일본 언론. 그리고 자고 나니 유명해진 사이토. 한국과 달리 팬들의 깊은 관심을 받고 있는 일본고교야구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상징적인 일이 아닌가 싶다. sunny@osen.co.kr 22일 학교로 돌아온 사이토의 모습과 소식을 담은 23일자 1면.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