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 유치 최대 장애는 '롯데-LG 부진'
OSEN 기자
발행 2006.08.25 09: 54

“저 카드면 예전에는 무조건 2만 명 이상이었는데...”.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한 직원은 지난 24일 사무국에서 TV를 통해 잠실 LG-KIA전을 보던 중 관중석이 썰렁한 모습에 한숨을 쉬었다. 수 년 전만 해도 라이벌전으로 ‘구름 관중’을 몰고 다니는 두 팀이 맞붙으면 잠실구장이 꽉꽉 차던 모습에서 이제는 관중석 여기저기가 비어있는 장면이 못내 가슴아팠던 것이다. 24일 잠실구장 입장 관중은 1만 4737명으로 주중 경기치고는 적지 않은 편이었으나 예전만은 못했다. 이렇게 좋은 카드임에도 잠실구장에 관중이 꽉 차지 않은 것은 LG의 성적이 최하위로 부진을 면치 못하는 것이 물론 가장 큰 원인이다. 4위 KIA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짓기 위해 경쟁팀들과 치열한 레이스를 벌이고 있는 반면 LG는 탈꼴찌에 목표를 두고 있는 상황이니 LG팬들로서는 맥빠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라이벌간 대전이지만 한쪽이 김이 빠져 있기 때문에 야구장에 팬들의 발길을 모으지 못한 것은 당연하다. 올해 관중 400만 재돌파를 목표로 했던 KBO는 현재로선 목표 달성이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진출로 야구 열기에 불을 지폈으나 이후 축구월드컵, 오랜 장마 등으로 흥행이 되지 않아 관중 유치에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러나 더 큰 악재는 올 시즌 각각 8개 구단 중 1, 2위에 해당하는 100만, 90만 관중 유치를 목표로 잡았던 롯데와 LG의 성적 부진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KBO의 한 직원은 “가장 많은 열성팬들을 확보해 가장 많은 관중을 유치하는 두 팀이 나란히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으니 팬들의 열기가 식을 수밖에 없다. 올해 관중이 줄어든 것은 두 팀의 부진이 가장 큰 요소”라며 안타까워했다. 올 시즌 호성적으로 부산 팬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100만 명을 목표로 했던 롯데는 현재 37만 655명의 관중을 유치하는 데 그치고 있다. 8개 구단 중 비로 연기된 경기가 가장 많지만 목표를 채우기는 이미 어렵게 됐다. 또 서울 최고 인기구단으로 90만 명을 목표로 했던 LG는 56만 3661명으로 역시 달성이 힘들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관중 400만을 목표했던 KBO로서는 두 구단의 부진이 못내 안타까운 것이다. 8개구단 총관중은 현재 233만 6575명으로 300만도 채우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작년보다 18% 정도 줄어든 수치다. 결국 내년에는 올해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LG와 롯데가 호성적을 올리며 대분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sun@osen.co.kr 썰렁한 잠실 구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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