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전을 지켜본 팬이라면 백차승(26.시애틀)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발전의 원인은 혹독한 훈련에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러닝에 주력한 덕에 몸상태가 향상됐고 그 덕분에 시즌 내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었다. 백차승은 26일 시애틀 공식 홈페이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점을 강조했다. 지난 겨울 오프시즌 컨디셔닝 프로그램에 따라 많은 러닝을 소화한 결과 원하는 공을 마음 먹은 대로 던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번 시즌 주로 구사한 슬라이더와 컷패스트볼도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 양키스전 2회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구질이 91마일(146km)짜리 슬라이더였다. 빅리그 최상급 강타자인 로드리게스는 속도와 각도가 수반된 슬라이더에 꼼짝 못하고 헛스윙 삼진에 그쳤다. 투심패스트볼의 위력이 배가된 점도 달라진 요인이다. 몇 차례 위기에서 승부구로 구사했는데 톡톡한 효과를 봤다. 백차승은 "변화구가 지난해보다 날카로워졌다. 마운드 위에서의 집중력도 한결 향상됐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더욱 강해졌다"며 "지난해에는 주자가 1루에 있으면 병살타를 유도하기가 힘들었지만 올해에는 투심패스트볼로 재미를 보고 있다"고 자신감과 만족감을 나타냈다. 백차승은 지난해 12월 시애틀에서 방출대기(designated for assignment) 조치를 받았다. 겨울 동안 그를 원하는 팀이 나타나지 않아 결국 올 2월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시애틀에 잔류해야 했다. 하지만 백차승은 시애틀에 유감이 없다고 했다. "구단이 왜 그런 조치를 취했는지 이해한다. 40인 로스터 등재 여부에 관계 없이 나는 올 시즌을 트리플A에서 시작할 예정이었다"며 담담히 받아들였다. 지난 2004년 빅리그로 전격 승격돼 큰 기대를 받은 백차승은 지난해 기량이 늘지 않아 구단을 실망시켰다. 타코마에서 8승8패 방어율 6.41에 그쳐 시즌 종료 뒤 버림을 받았다. 하지만 올 시즌 정신적으로 성숙하면서 야구적인 측면에서도 장족의 발전을 경험했다. 트리플A에서 12승4패 3.00을 기록한 뒤 빅리그행을 통보받고 양키스와의 첫 경기서 5이닝 6탈삼진 3실점으로 호평을 받았다. 기록 보다 내용이 더 뛰어나 구단의 기대감이 다시 살아났다. 덕분에 백차승은 28일 보스턴전에 다시 선발 출장을 통보받았다. 상대가 상대여서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되지만 다시 한 번 투구에만 전념한다면 좋은 결과를 바라볼 만하다. 그의 성장을 재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