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TV 금요드라마 ‘내 사랑 못난이’(정지우 극본, 신윤섭 연출)가 방영 3주만에 시청률 20%를 돌파했다. 8월 25일 연속 방송된 ‘내사랑 못난이’의 5, 6회분 중 6회가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 결과 전국 시청률 21.6%를 기록했다. 5회분도 14.2%를 기록, 만만치 않은 시청률을 보였고 6회분의 서울 시청률은 23.3%까지 치솟았다. 지난 11일 첫 방송에 16.9%를 기록, 대박을 예고한 ‘내사랑 못난이’는 2주차에 20%에 임박한 19.2%를 보였고 3주차에 마침내 ‘인기 드라마’의 기준인 20%대를 돌파했다. ‘내사랑 못난이’의 인기 비결은 한마디로 ‘유쾌한 비극’에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출연 인물 하나하나는 모두가 중증의 아픔을 안고 있다. 그러나 그 아픔에 짓눌려 침울한 얼굴을 하고 있는 이는 아무도 없다. 주인공인 진차연(김지영 분). 배경만 보면 단 하루도 웃음을 보일 수 없는 인물이다. 부모도 없이 고아원에서 자라 처음으로 사랑한 사람으로부터 버림을 받았다. 둘 사이에 태어난 아들은 병명도 어려운 희귀병을 앓고 있다. 돈 많고 성격 제멋대로인 신동주(박상민 분)를 만나 계약 결혼을 했지만 하루도 아들 두리 생각에 마음 편할 날이 없다. 하지만 김지영은 ‘내 사랑 못난이’에서 가장 밝은 인물이다. 그 누구보다도 생활력이 강하고 그녀를 못마땅하게 바라보는 시어머니의 구박조차 능글맞게 잘 받아 넘기고 있다. 또한 치매에 걸린 동주 할머니를 모시는 재주는 타고났다고 할 정도다. 이런 김지영을 보고 있노라면 그녀가 안고 있는 깊은 아픔은 아픔이 아니라 언젠가는 반드시 치유될 희망 덩어리로 와 닿는다. 또한 동주로부터 버림받은 승혜(왕빛나 분)는 동주를 상대로 유쾌한 복수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 사랑과 배신, 그리고 복수라는 구도는 매우 통속적이면서도 무거운 소재다. 그러나 복수를 준비하고 있는 왕빛나나 복수를 당해야 할 박상민을 보고 있노라면 입가에 옅은 미소까지 돈다. 복수조차도 유쾌하기 때문이다. 동주와 내연의 관계인 인기 스타 서유경(박혜영 분). 흔한 말로 ‘가정 파괴범’이지만 하는 짓이 밉지 않다. 사이판에서 우연히 만난 호태(김유석 분)와 결혼설까지 흘리며 동주의 엇나간 결혼관에 제동을 걸어보지만 오히려 당하는 건 서유경 그녀다. 서유경을 속인 호태라는 인물도 유쾌하기는 마찬가지. 차연과 함께 고아원에서 자라 친구 이상의 감정을 느끼고 있지만 때로는 짐이 되고 때로는 든든한 우군이 된다. 단순무식하지만 정의로운 그 역시 미워할 수 없는 인물이다. 결국 ‘내 사랑 못난이’는 ‘불륜 전문’인 금요드라마의 부정적 요소를 모두 지니고 있지만 그 ‘불륜’조차 ‘로맨스’로 만들어 버리는 요술을 제작진은 부리고 있다. 눈에 익은 스토리도 만드는 사람에 따라서 재미가 다르게 와 닿는다는 사실을 ‘내 사랑 못난이’는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덕분에 금요일밤을 유쾌하게 보내고 있다”는 시청자 의견이 결코 빈말은 아니다. 100c@osen.co.kr 극중에서 한 때 결혼 공표까지 했던 김유석-박혜영의 출연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