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자카 뛰어넘는 사이토 '이상 열기'
OSEN 기자
발행 2006.08.26 08: 26

일본 ‘고시엔의 영웅’ 사이토 유키(18.와세다 실업고)의 인기가 이제는 ‘괴물’ 마쓰자카 다이스케(26.세이부 라이온스)를 넘고 있다. 사이토는 고시엔 우승의 기세를 몰아 오는 9월 미국에서 개최되는 미일 친선고교대회 대표로 선발됐다. 사이토 등 대표 선수들은 지난 25일 원정길을 앞두고 오사카에서 있었던 결단식에 참가, 결의를 다졌다. 그런데 이 자리에 취재진 100명, TV 카메라만 21대가 동원되는 사상 초유의 취재 열풍이 몰아쳤다. 결단식장에 미리 진을 치고 기다렸던 취재진들은 사이토가 택시를 타고 도착하자 몰려들었고 결단식 도중에는 사이토가 일어나 승리의 선서를 할 때 일제히 카메라 셔터가 터지는 장면이 연출됐다. 사이토는 결단식 후 불펜에서 볼을 던졌는데 취재진은 그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일거수 일투족을 스케치했다. 지난해 아시아청소년대회에서 한기주와 150km 광속구 대결을 벌인 쓰지우치 다카노부(현 요미우리)의 출정식 첫 날 현장을 취재한 보도진은 불과 기자 8명과 TV 카메라 1대뿐이었다. 특히 일본 야구 관계자는 8년 전 당시 요코하마고의 에이스로 괴물로 불리웠던 마쓰자카 다이스케를 뛰어넘는 취재 열기라고 혀를 내둘렀다. 98년 여름 고시엔 대회 당시 마쓰자카는 야구명문 오사카의 PL학원과 준준결승전에서 17이닝(투구수 250개)을 완투하고 결승전에서는 사상 두 번째로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다. 당시 언론들은 ‘괴물’이라는 별명을 붙이고 뜨거운 취재 경쟁을 벌였다. 프로행과 대학행을 놓고 고민하고 있을 때여서 관심이 대단했다. 마쓰자카도 청소년대표로 뽑혀 오사카 훈련 첫 날 50명 정도의 보도진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지금의 사이토와 같은 열풍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게 일본 언론의 지적이다. 곱상한 외모와 투혼의 피칭으로 아이돌 스타가 됐지만 사실 사이토의 실력과 장래성은 98년의 마쓰자카를 넘보지 못한다. 그런데도 그에 대한 일본인과 언론의 관심은 당시 마쓰자카의 인기를 뛰어넘고 있다. 그야말로 '사이토 이상 열기'가 아닐 수 없다. sunny@od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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