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아나운서 강수정 노현정 김경란이 공익광고에 출연, 고액 사례비를 받았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에 앞서 KBS 김경란 아나운서와 MBC 이정민 아나운서, SBS 김지연 아나운서는 남성잡지 아레나(ARENA) 화보촬영으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라야 했다. 일단 공익광고 사례비와 관련해 KBS 관계자는 사례비 문제로 자사 아나운서가 감사를 받은 일이 없고 ‘주의’ 조치를 받은 일도 없다고 대답했다. 또 화보촬영 건은 각 방송사에 대한 해당 잡지사의 사과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아나운서 관련 논란은 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왜일까. 가장 큰 이유는 아나운서의 달라진 위상에 있다. 극단적으로 아나운서를 준연예인으로 보는 시선이 많아 졌다. 이 때문에 정체성 논란이 불거져 인터넷을 후끈 달구기도 한다. 대표적인 경우가 지상파 방송 3사, 여자 아나운서 3인의 남성잡지 화보촬영 건이라 할 수 있다. 화보촬영이 정체성 논란으로까지 가열되는 것에 대해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며 비난하는 사람도 많지만 아나운서에게서 전형적인 앵커의 모습을 찾는 사람도 여전히 많다. 아나운서에 대한 관점이 서로 다르고 변하다 보니 종종 논란을 불러일으키곤 한다. 아나운서 관련 논란을 유명세로 보는 의견도 있다. 과거와 달리 오늘날 아나운서들은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와 사랑을 얻고 있다. 이들이 가십 기사에 쉬 노출되고 일거수일투족에 많은 눈들이 주시하게 된 것은 인기 또는 스타 아나운서의 탄생과 관련이 깊다. 노출이 잦다 보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일도 많아지고 호사가들에 의해 유명세를 치르는 일도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노현정 아나운서의 결혼과 무관하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이와 관련해 한 방송 관계자는 “노현정 아나운서가 결혼할 때까지 이 같은 논란이 계속되지 않겠느냐”고 예측했다. 과거에도 아나운서들의 화보촬영이 논란을 일으켰지만 갖가지 사건들이 비슷한 시기에 연쇄적으로 터져 나오는 것은 우연이라고 볼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노현정 아나운서의 결혼이 아나운서 관련 제반 문제들을 초미의 관심사로 이끌어냈다고 보고 있다. 아나운서와 연예인의 활동 영역이 겹치면서 각각의 역할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아직은 아나운서와 연예인을 동일시하지 않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논란을 멈추게 하려면 아나운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일이 우선인데 최근 정체성 논란이 가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즉, 기능적인 측면에서 근본적인 고찰이 이뤄지고 있다. 아나운서라는 직군이 뉴스 앵커와 MC를 합쳐놓은 기형적인 모습이라는 것이다. 뉴스 진행자인 앵커와 각종 예능 교양 프로그램의 MC를 한 직군으로 묶을 수 있느냐는 화두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노현정 아나운서의 후임을 정하면서 이 논리가 적용되기도 했다. 즉 뉴스 진행자는 기자 출신으로, 예능 교양 프로그램의 진행자는 아나운서로 가닥을 잡았다. 뉴스 진행자의 기능이 기자출신으로 정착된다면 아나운서의 정체성 논란도 쉽게 해결될 수 있다. 뉴스의 신뢰성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아나운서가 품위를 지켜야 한다는 논리가 생명을 잃기 때문이다. 다른 방향에서 일고 있는 여성 앵커의 기능 논란도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 아나운서 출신이 대부분인 여성 앵커가 기자 출신으로 꾸려진다면 ‘들러리 앵커’ 논란도 사그라질 수 있다. 또한 아나운서가 각종 예능 교양 프로그램의 전문 진행자로서의 기능을 확립한다면 ‘아나운서 연예인’를 두고 시비를 걸 사람도 없어진다. 그러나 아나운서 기능의 재정립은 짧은 시간 안에 해결 될 문제는 아니다. 직군에 따라 밥그릇을 잃거나 얻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일치된 의견 도출이 쉽지 않다. 따라서 대다수가 대세를 인정하기까지는 아나운서를 둘러싼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아나운서는 ‘정체성의 딜레마’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orialdo@osen.co.kr 왼쪽부터 강수정 노현정 김경란 아나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