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경기가 계속되면 생명에 문제가 있을 것 같습니다". 수원 삼성의 차범근 감독은 26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승리를 따낸 뒤 가진 인터뷰에서 한숨을 길게 내쉬더니 첫 말을 이렇게 던졌다. 수원은 이날 전반 40분 올리베라의 선제골로 앞서나가다 후반 33분 제주 이리네에 동점골을 얻어맞아 무승부를 기록할 처지에 놓였다. 하지만 정규시간이 모두 흘러 전광판에 후반 45분을 알리는 숫자가 뜰 무렵 백지훈이 기가 막힌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수원은 지난 13일 열린 FA컵 8강전에서 서울을 만나 후반 종반까지도 1-2로 뒤지다 극적으로 2-2 동점을 만든 뒤 승부차기 승리를 따냈다. 승부차기에서도 먼저 실축하고도 골키퍼 박호진이 두 차례 선방한 데 힘입어 승전고를 울렸다. 또한 사흘 전 후기 개막전에서 다시 서울과 만나 전반 18분 서울 두두에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가다 후반 18분 이관우가 통렬한 동점골을 뽑아내며 천신만고 끝에 무승부, 승점 1을 얻었다. 차 감독의 '생명 발언'에 충분히 공감이 가는 대목이다. 차 감독은 "주장 김남일과 마토가 결장하는 위기에서도 어려운 고비를 선수들이 잘 넘겨줘 고맙게 생각한다"며 "경기 내용은 불만족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결과에 만족한다"고 총평했다. 이관우 백지훈 문민귀 등 이적생들의 활약상에 대해선 "백지훈은 오늘 결승골도 넣었다. 떨어져 있던 자신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이들은 빠르게 팀에 적응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차 감독은 성남 일화와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데 대해선 "이제 2경기를 치렀고 아직 서로를 평가하기에는 이르다. 중요한 순간이 올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iam905@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