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 조승우, '괴물' 흥행에 도전장
OSEN 기자
발행 2006.08.27 08: 51

2003년 봉준호 감독은 자신의 두 번째 장편 ‘살인의 추억’으로 충무로 주류 대열에 끼었다.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동시에 받은 수작이다. 그 다음해 충무로는 또 한명의 신인 감독 출연으로 화들짝 놀랐다. ‘범죄의 재구성’을 들고나온 최동훈 이다. 봉 감독은 3년 준비 끝에 올 여름 ‘괴물’로 한국 사회를 발칵 뒤집었다. ‘개봉 25일만에 관객 1100만 돌파 사례’를 일간지 전면 광고로 냈다. 제작사 청어람과 배급사 쇼박스는 최대 620개 스크린 차지로 비난을 받으면서도 돈방석에 올라 앉았다. 386세대인 봉 감독(37)은 충무로를 이끌 새로운 기수로 주목받고 있다. 다음에는 최 감독 차례다. 할리우드 범죄 스릴러를 능가하는 세밀한 플롯과 짜릿한 반전으로 극찬을 받았던 ‘범죄의 재구성’ 이후 2년만에 ‘타짜’를 내놓는다. 전작에서는 박신양 백윤식 이문식 염정아 등으로 진용을 짰던 그는 자신의 두 번째 작품 캐스팅도 조승우 김혜수 백윤식 유해진으로 알차게 채웠다. 연기력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배우들을 고르는 안목이 두 감독의 1차 공통점이다. 또 페르소나를 한명씩 안고가는 것도 꼭 닮았다. 봉 감독은 ‘플란더스의 개’ ‘살인의 추억’ ‘괴물’로 이어지는 필모그래피에서 변희봉을 주전으로 내세웠다. 하릴없이 은퇴를 기다리던 조연급 원로 배우는 봉 감독을 만나 한국영화의 간판으로 치고 나가는 중이다. 이제 영화라야 두편째 찍는 최 감독은 중견 배우 백윤식의 숨겨져있던 개성과 야성을 온 국민에게 알렸다. 낮게 깔리는 목소리로 사기꾼 동료에게 “넌 생각하지마, 생각은 내가 하니까”라고 지시하는 김선생은 대단한 카리스마로 관객을 압박했다. ‘타짜’에서 백윤식은 화투의 달인 평경장 역이다. 최 감독을 만난 이후 백윤식은 싸움의 달인(‘싸움의 기술’)이고 씨름의 달인(’천하장사 마돈나‘)이며 결국 연기의 달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한 봉 감독은 영화 아카데미 11기고, 국문학 전공의 최 감독은 15기다. 영화 전공자가 아니지만 타고난 이야기꾼들로 시나리오를 직접 쓰고, 영상을 스크린에 담아내는 재주가 놀랍다. 최 감독보다 항상 한 걸음 앞서가는 봉 감독은 ‘괴물’ 대박으로 둘 사이의 간극을 한껏 벌인 상태. 최 감독은 올 추석 문을 열 ‘타짜’로 비장의 화투패를 쪼고 있다. ‘타짜’는 허영만화백의 같은 이름 베스트셀러 시리즈물을 영화로 만들었다. “원작만화와는 또 다른 나만의 작품을 내놓을테니 기대해 달라”는 게 최 감독의 출사표다. 강우석-강제규 라이벌 감독이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로 연타석 1000만 관객 홈런을 터뜨렸던 2004년의 흥행 열정이 극장가에서 다시 펼쳐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mcgwire@osen.co.kr 청어람, 싸이더스FNH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