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주전' 이운재, 팀서는 당분간 '벤치'
OSEN 기자
발행 2006.08.27 11: 56

"터무니없는 경기력이 나오지 않는 한 박호진이 계속 뛰게 될 것이다". 한국축구의 간판 수문장 이운재(33)가 시련을 겪고 있다. 부상으로 한동안 자리를 비운 사이 백업 골키퍼였던 박호진(30)이 굳게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독일 월드컵에 다녀온 뒤 지난 달 15일 삼성 하우젠컵 대회 경남전에 선발 출전한 이운재는 전반전이 끝난 뒤 오른쪽 대퇴부 근육에 이상이 생겨 교체됐고 열흘 후 팀 훈련에 합류했지만 오른쪽 슬관절 관절막과 인대가 부분 파열돼 그동안 재활의 시간을 가졌다. 이운재는 이어 지난 19일 올스타전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몸 상태는 문제없다"며 '이상무'를 외쳤고 다음 날 열린 올스타전에 선발 출전해 컨디션을 점검했다. 수원의 '넘버 원 골리'답게 복귀가 예상됐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이운재를 대신해 골문을 지켰던 박호진이 선방 행진을 벌이고 있는 데다 팀도 상승세를 타고 있어 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게 된 것이다. 컵대회 초반 김대환과 번갈아 주전으로 나선 박호진은 이운재가 부상으로 나간 지난 달 19일 광주 상무전부터 붙박이 골키퍼로 나서 7경기(FA컵 포함) 연속 선발로 나서고 있다. 특히 FA컵 16강과 8강에서는 연속으로 승부차기 승리를 따내는 신기의 선방 행진을 벌였다. 이 기간 수원도 2승5무로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 차범근 감독은 잘 나가고 있는 팀에 변화를 주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차 감독은 "이운재의 몸상태는 이상이 없다"면서도 "하지만 박호진이 더 나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만족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데 변화를 주면 팀이나 선수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분간 박호진 체제로 가겠다는 의미다. 박호진과 팀이 계속해서 잘 나간다면 굳이 이운재를 쓰지 않겠다는 의지도 엿보였다. 차 감독은 "경기 전 이운재에게 이같은 의견을 전했다. 인내해야 한다고 말해줬다"고 덧붙였다. 이운재는 오는 29일 오후나 30일 오전에 발표되는 '베어벡호'에 소집돼 무난히 주전을 꿰찰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정작 소속팀에서는 뜻하지 않게 주전 경쟁을 벌여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iam905@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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