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2002년)에서 산골 외할머니를 들볶던 도시 소년 유승호. 당시 9살이던 그는 데뷔작의 성공과 호연으로 ‘아역 스타’란 타이틀을 얻었다. 조그맣고 깡말랐던 초등학생은 어느덧 13살 중학생으로 몸도, 마음도 훌쩍 커버렸고 할머니 대신에 애완견을 상대로 ‘마음이’(2006년)를 찍었다. 초등학생 연기자로 유승호의 인기를 물려받은 후배가 ‘아이스케키’의 박지빈(10)이다. 지난해 ‘안녕, 형아’에서의 눈물 연기로 인정을 받은 뒤 올해 1960년대 후반 전라도 한 항구 도시를 배경으로 한 휴먼 드라마의 주연을 맡아 호연을 선보였다. ‘안녕, 형아’로 뉴몬리올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그는 ‘천재 아역’이란 칭찬을 듣고 있다. 이번 ‘아이스케키’에서도 자신이 전혀 경험해보지못한 어렵고 힘들던 시절 이야기를 천연덕스럽게 전라도 사투리를 섞어가면 맛깔나게 연기했다. 밀수 화장품을 파는 엄마(신애라)와 둘이 사는 영래(박지빈)는 학교 월사금을 제 때 못내서 선생님에게 혼이 나지만 밝고 건강한 소년. 엄마가 숨기는 아버지 얘기가 항상 불만이었다가 술집 작부인 엄차 친구로부터 대학생이었던 자신의 아버지가 서울에 산다는 사실을 듣는다. 서울 갈 기차비는 꿈도 못꿀 거금이고 어쩔수없이 영래는 엄마 몰래 아이스케키통을 둘러매고 차비 벌기에 나선다. 시사회가 끝난후 인터뷰에서 그는 “아이스케키를 친구와 한번씩 돌아가며 빨아먹는 장면을 찍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 친구 입에 들어간 아이스케키를 어떻게 맛있게 먹을수 있는건지 도무지 이해가 안됐다”고 촬영 당시의 고충을 앙증맞게 털어놨다. 5원짜리 아이스케키를 구경해 본 적도, 상상해 본 적도 없는 박지빈. 그가 고아로 함께 아이스케키를 팔러 다니는 친구와 달콤한 아이스케키를 쪽쪽 빨아먹는 장면이야말로 이 영화의 압권이다. mcgwire@osen.co.kr MK픽처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