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다훈과 정웅인. 지난 2000년 MBC TV에서 방영된 시트콤 ‘세 친구’에서 박상면과 더불어 메가톤급 웃음폭탄을 터트렸던 주인공이다. 그랬던 둘이 ‘세 친구’ 때에 못지않은 코믹연기로 안방을 사로잡고 있다. 윤다훈은 SBS TV 수목드라마 ‘돌아와요 순애씨’(최순식 극본, 한정환 연출)에서 초은과 순애의 영혼이 뒤바뀌게 만든 원인제공자로 등장해 시청자들에게 왁자한 웃음을 제공하고 있다. 정웅인도 MBC TV 주말 특별기획 ‘발칙한 여자들’(문희정 극본, 이승렬 연출)에서 옛 애인으로부터 귀여운 복수극을 당하는 성형외과 의사로 나와 연일 폭소를 자아내고 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도 서로 절친한 둘은 이번 드라마 출연에 관한 사연을 하나 안고 있다. 두 드라마에서 맡기로 한 배역을 정확히 맞바꿔 출연한 것이다. 지난 5월 29일, 정웅인은 서울 코엑스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진행된 팬텀엔터테인먼트 2006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드라마 출연 계획을 말하면서 캐스팅과 관련한 뒷이야기 하나를 털어 놓았다. “윤다훈 씨가 할 배역과 내가 할 배역을 서로 바꿔 곧 드라마 활동을 시작한다”는 요지였다. 물론 소속사도 다른 둘이 배역을 서로 의논해서 나눠 가지지는 않았다. 서로에 맞는 조건과 배역을 찾다 보니 사이 좋은 두 사람이 마치 배역을 서로 맞교환 한 것 같은 모양새가 이뤄졌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보면 둘의 ‘배역 맞교환’은 매우 성공적이다. 윤다훈이 맡고 있는 항공기 기장 일석과 정웅인이 맡고 있는 성형외과 의사 정석은 말 그대로 안성맞춤이다. 윤다훈이 의사로, 정웅인이 기장으로 출연했다면 지금만큼의 조화를 이뤄낼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들 정도다. 윤다훈은 심혜진-박진희 라는 두 개성 강한 여자 사이에서 강력한 애드리브로 존재를 빛내고 있고 정웅인은 겉으로는 전혀 그렇지 않아 보이지만 결국은 자기 꾀에 당하고 마는 순진한 인텔리의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기고 있다. 윤다훈의 ‘돌아와요 순애씨’는 치열한 수목극 경쟁에서도 25%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고 있고 정웅인의 ‘발칙한 여자들’은 거의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15%를 향해 돌진하고 있다. 정웅인과 윤다훈이 작품을 바꿔 출연한 것이 마치 정해진 운명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100c@osen.co.kr ‘돌아와요 순애씨’에서 박진희와 호흡을 맞춘 윤다훈(왼쪽)과 유호정의 배신한 옛 애인으로 출연 중인 정웅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