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꾸라지' 이천수(25.울산 현대)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입성을 코 앞에 두고 "가지 않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울산은 28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포츠머스가 이천수를 1년 임대 후 활약도에 따라 정식 계약을 맺는 조건의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포츠머스 구단 매니저 이름으로 보낸 공문에는 이천수가 일단 잉글랜드로 건너온 뒤 31일까지 테스트 혹은 면담 절차를 밟은 다음 계약서에 서명하자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만일 이천수가 계약 조건을 받아들인다면 박지성(맨유), 이영표(토튼햄), 설기현(레딩)에 이어 한국인으로서는 4번째 프리미어리거가 탄생하는 순간을 맞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천수는 울산에 남아 우승에 힘을 쏟기로 했다. 이천수의 에이전시인 IFA의 한재원 이사는 "포츠머스에서 제의를 받은 것이 사실이지만 이천수가 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천수는 지난 26일 전남 드래곤즈전을 뛴 뒤 서울로 상경해 이날까지 이 문제에 대해 에이전시와 다각도로 논의했다. 이에 대해 울산 구단 관계자는 "포츠머스의 계약안이 만족스럽지 않을 뿐더러 이천수가 울산을 K리그 및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이끌어 본인의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현명한 선택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스페인 진출 당시 지난 2004년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누만시아로 임대되면서 받았던 설움에 대한 기억도 이천수가 이같은 용단을 내리는 데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울산은 공문의 진위 여부도 알아보고 있다. 좋은 계약 조건이라면 이천수를 보내주겠다는 입장의 김형룡 울산 부단장은 "포츠머스 매니저 이름으로 발송된 공문을 받았다. 하지만 공문의 기본인 서명이 없다. 의심이 가는 부분이다. 역추적해 볼 생각"이라며 임대 계약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천수에 '러브콜'을 보낸 포츠머스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강등을 겨우 벗어난 17위(18~20위는 강등)를 차지했지만 올 여름 솔 캠벨, 데이빗 제임스, 글렌 존슨, 카누, 오그녠 코로만, 데이빗 톰슨 등 '이름있는' 선수를 영입하는 등 전력 보강에 힘을 쏟았다. 또한 영국 스포츠매체 는 이날 포츠머스가 카메룬 출신의 윙어 란돌프 두알라(리스본)의 영입을 노리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포츠머스는 지난 1월 러시아 재벌인 알렉상드로 게이다막 회장이 취임하면서 막대한 자금력을 과시, '제2의 첼시'라는 평을 받고 있다. iam905@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