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광주, 이선호기자]"왜 축포를 쏜다고 했어!". 김인식(59) 한화 감독이 잔뜩(?) 화났다. 29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며 한화 덕아웃에 앉아있던 김 감독. KIA구단이 이날 선발투수로 등판하는 송진우가 200승을 달성하면 축포 발사에 협조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얼굴색이 바뀌었다. 곁에 있던 한화의 홍보팀 직원을 부르더니 "아니, 뭐하러 축포 쏜다고 협조를 구했어"라며 퉁박을 주었다. 200승을 달성하는 데 축포가 빠지면 김 빠진 맥주가 될 터인데 김 감독이 화낸 이유가 있다. 김 감독은 "축포를 터트린다고 하면 상대팀 선수들이 기를 쓰고 덤벼들게 뻔한데 뭐하러 축포를 쏜다고 했느냐"는 것이었다. 물론 농담섞인 말이었지만 가시 있는 말이었다. 송진우가 200승의 대기록을 달성하면 상대팀 역시 프로야구 역사에 길이 길이 남게된다. 각팀 감독과 선수들, 더 나아가 구단 프런트까지 이런 대기록의 희생양이 되기를 죽도록 싫어하는 이유다. 200승 희생양도 싫은데 상대팀 안방에서 축포를 쏜다고 하면 상대를 두 번 자극하는 셈이 된다. KIA는 200승 축포 발사에 전폭적인 협조 약속을 했지만 속마음이야 축포를 쏘는 일이 없기를 바랄 것이다. 선수들도 마찬가지. 젖먹던 힘까지 써가며 송진우를 물고 늘어질 것은 당연지사. 김 감독은 이를 두려워한 것이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