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0. 요미우리 자이언츠)이 시즌 44번째 멀티히트를 작성했다. 29일 규슈지방의 구마모토 구장에서 열린 히로시마 카프와의 홈경기에서 이승엽은 5회와 7회 안타를 때려냈다. 이승엽은 5-0으로 앞서 있던 6회 1사 1, 3루에서 히로시마 세 번째 좌완투수 히로이케 고지(33)를 상대로 추가점 우전 적시타를 날렸다. 시즌 143개째 안타이자 88타점째의 일타였다. 0-0, 팽팽한 투수전으로 전개되던 이 경기는 6회 말에 급변했다. 선두 와키야의 안타 다음 스즈키의 보내기번트로 이룬 1사 2루에서 3번 다카하시의 중견수를 넘기는 3루타로 요미우리가 선취점을 뽑아냈다. 1사 3루 상황. 이 대목에서 이승엽이 타석에 들어섰다. 2회 첫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 5회 두 번째 타석에서 팀의 첫 안타를 생산해냈던 이승엽을 맞아 히로시마 선발 오다케 간(23)은 타석을 훨씬 벗어나는 공 4개를 던져 고의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승엽을 피하는 투구로 위기를 모면하려 했던 오다케는 후속 고쿠보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내주고 2-0이 됐다. 오타케는 시속 150㎞대의 빠른 직구를 주무기로 구사하는 우완투수. 지난 7월 25일 도쿄돔에서 이승엽에게 시즌 30호 홈런을 얻어맞은 전력이 있다. 그 때문인지 이승엽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투구를 하다가 오히려 6회에는 제 꾀에 빠지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이승엽은 선두타자로 나선 5회 말 두 번째 타석에서 오타케의 5구째 149㎞짜리 바깥쪽 강속구를 결대로 밀어쳐 깨끗한 좌전안타를 작성했다. 요미우리는 오타케의 구위에 눌려 4회까지 단 한 명의 주자도 출루하지 못했으나 이승엽의 안타로 돌파구를 찾은 후 6회에 균형을 깨는 데 성공했다. 한편 이날 경기가 열린 구마모토는 이른바 'O-N포' 로 불렸던 왕정치와 나가시마를 앞세워 최고 전성기를 구가하며 1960년대 중후반 요미우리를 이끌었던 가와카미 데쓰하루 감독의 고향. 가와카미 감독은 1961년 요미우리 감독으로 부임한 이래 재임 14년 동안 1965~73년 9연패 포함 재팬시리즈 11차례 우승이라는 위업을 일궈냈던, 일본 프로야구의 최고 명장으로 칭송받는 인물이다. chuam@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