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우(40.한화)는 기록의 사나이다. 그가 공을 던질 때마다 한국야구의 역사는 새롭게 바뀐다. 지난 1989년 이후 그가 걸어온 길은 한국 야구사에 또렷한 족적으로 남아 있다. 데뷔 시즌인 1989년 4월 12일 대전 롯데전에서 프로 첫 경기에 나선 그는 9이닝 4안타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따내며 신고식을 마쳤다. 그리고 다음 해에는 11승7패 27세이브를 기록, 2년차에 세이브왕에 등극했다. 1991년 처음으로 전 구단 상대 승리를 거둔 뒤 이듬해 다승왕(19승)과 세이브왕(17S)을 한꺼번에 움켜쥐었다. 1993년 5월 25일 전주 쌍방울전에서 100세이브 포인트를 기록한 그는 3년 뒤인 1996년 개인 2번째로 전 구단 상대 승리를 기록했다. 그리고 또 해가 바뀐 1997년 9월20일. 인천 현대전에서 통산 100승을 거뒀고 1998년 8월29일 대전 삼성전에선 좌완 최초로 1000탈삼진을 달성했다. 1999년 무려 8경기를 혼자 책임지며 시즌 최다 완투 기록을 세운 그는 한화가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데도 큰 역할을 담당했다. 2000년 5월18일 광주 해태전에서 노히트노런의 금자탑을 쌓았고 7월16일 잠실 LG전에선 단 1개의 투구로 세이브를 챙겨 최소 투구 세이브 진기록도 수립했다. 이 해 그는 개인 3번째 전구단 상대 승리도 챙겼다. 승률왕은 덤이었다. 2001년 5월15일 현대 청주전에서 개인 통산 최다이닝(1895이닝)과 최다 타자 상대(8005타자)를 기록한 그는 6월3일 청주 LG전에서 투수로서는 역대 최초로 대타 끝내기를 터뜨리기도 했다. 그 해 9월5일 프로 최초로 2000이닝을 채웠다. 2002년 4월2일 청주 SK전에서 프로 통산 최다승(147승)을 거뒀고 시즌 최다 완투(8경기) 기록도 세웠다. 4번째 전구단 상대 승리 투수 기록도 이력에 추가했다. 2003년 9월13일 대전 LG전에선 프로 3번째로 더블헤더 연속경기 승리라는 진기록을 수립한 뒤 9월25일 수원 현대전에서 프로 통산 최고령 100세이브(37세 7개월 9일)를 마크했다. 이 때의 기록이 기반이 돼 송진우는 세계에서 2명밖에 없는 200승-100세이브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2004년 7월27일 대전 SK전에서 프로통산 처음으로 2500이닝을 던졌고 그 해 개인 통산 5번째 전구단 상대 승리로 기세를 올렸다. 그리고 지난해 9월8일 문학 SK전에서 최고령 완봉승(39세 6개월 23일) 기록마저 갈아치웠다. 경력에서 나타나듯 그는 거의 매년 주목할 만한 개인 기록을 한 가지씩은 세웠다. 타고난 재능에 철저한 자기 관리가 합쳐진 결과로 볼 수 있다. 송진우 이상의 재능을 보유한 선수는 지금도 존재한다. 그보다 더 대단한 기량을 가진 선수도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야구 선수로서의 자질에 그 만큼 투철한 프로의식까지 보유한 선수가 얼마나 더 나타날 지는 미지수다. 송진우는 한국 야구의 진정한 표상이다. workhorse@osen.co.kr 광주=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