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이닝도 꼭 채우고 싶다", 송진우
OSEN 기자
발행 2006.08.29 22: 45

[OSEN=광주, 이선호기자]“3,000이닝을 꼭 채우고 싶다". 김해님이 KIA의 마지막 타자 조경환을 투수 앞 땅볼로 병살 처리한 순간 200승을 달성한 한화 송진우(40)는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오히려 덕아웃서 동료들이 축하한다는 소리에 그제서야 웃는 얼굴을 했다. 축포가 터지는 가운데 이벤트를 마치고 광주구장 3루측 덕아웃에서 인터뷰에 나선 송진우는 "그동안 부담스러웠는데 200승을 달성해 홀가분하다"며 모든 공을 주위에 돌렸다. 송진우는 "3000이닝을 달성하고 싶다"며 "내년 이후에는 체력 부담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다며 2007시즌 후 은퇴 의사를 밝혔다. 송진우는 특히 "오늘 같은 날 TV 생중계가 없는 게 안타깝다"는 뼈있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최초의 200승인데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199승하고 쉽게 될 것 같았다. 그런데 방어율이 많이 높아지는 등 많이 맞았다. 동료들도 많이 도와주려 했는데 마음대로 안됐다. 그래도 8월 안에 200승을 올려 다행이다. 팀이 2,3위 하고 있는 가운데 200승이 걸려 감독님 얼굴 보기가 미안했다. 사장님을 비롯한 프런트 직원들도 열심히 준비했는데 승리를 따내지 못해 부담됐다. 하고나니 홀가분하다.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준 분들에게 감사하다. -오늘 광주구장에 나오면서 어떤 생각을 했는가. ▲요즘은 각팀 전력이 비슷하다. 투수들이 좋아서 만만한 선발투수들도 없다. 오늘 2점은 몰라도 3점을 주면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KIA 선발 전병두가 긴장해서인지 제구력 난조로 2회 7득점을 하자 이기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들과 통화했는가. ▲어제 아들하고 통화했다. 응원할 테니 잘 던지라고 했다. 그러나 생중계를 보지 못해 아쉽다. 이런 이야기를 하기는 좀 그렇지만 큰 기록이 있는데 방송사가 생중계 안한 것은 너무 안타깝다. 녹화로 보여준다곤 하지만 인터넷이나 휴대폰 메시지로 다 봤을 것이다. -남은 목표가 있다면. ▲지금까지 꾸준히 해왔다. 선동렬 감독님(삼성)이나 최동원 코치님(한화) 등 훌륭한 선배들이 많았다. 1년이 아닌 꾸준히 해온 기록이어서 200승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2000탈삼진도 있지만 3000이닝을 꼭 달성하고 싶다. -오랜 선수생활의 비결은 무엇인가. ▲프로 입단시 서른 살이 넘으면 은퇴를 생각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FA제도가 생기면서 선수들도 수명이 길어졌다. 몸관리도 예전보다 잘하는 것 같다. 나같은 경우는 즐긴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고스톱이든 오락이든 재미있다고 생각하면 날을 샌다. 야구를 재미있게 천직으로 생각하면서 운동에 집중할 수 있었다. 한시간 먼저 야구장에 나갔는데 나이가 들면서 이런 생각이 들게 됐다. -어느 때가 가장 고비였는지. ▲99년이었다. 이미 97년과 98년 연속 6승에 그쳤다. 마음고생이 심했다. 중간투수로 가야되지 않느냐는 주변의 말들이 있었다. 그 때 기회를 잘 살려 여기까지 오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 언제까지 뛸 수 있는가. ▲지난해 2년 계약을 했다. 끝나면 대충 정리할 것 같다. 감독님은 2~3년은 가능하다고 말씀하시지만 체력적인 부담을 느낀다. 내년까지 열심히 뛰겠다. 그 이후는 감독과 코치분들과 상의하고 자문을 구하겠다. -김인식 감독과의 인연이 남다른데. ▲아마 83년(세광고 3학년 시절)인가 감독님(당시 동국대 감독)이 나를 스카우트 하기 위해 충북 증평까지 내려오셔서 직접 계약을 했다. 그때는 너무 어려웠다. 그때 아마 장날이어서 아버지가 안계신 것 같았다. 정확하게는 대통령배가 끝났으니 5월인 것 같다. -가족들에게 한마디를 한다면. ▲같이 살아왔으니 당연히 응원했을 것이다. 아내는 가게 종업원들하고 마음 졸이며 봤을 것이다. 200승을 못하고 번번이 미끄러지니 모든 게 부담스러운 것 같았다. 여기까지 온 것은 오로리 아내의 공이다. 대전에서 못한 게 아쉽다. sunny@osen.co.kr 광주=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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