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백차승(26.시애틀 매리너스)의 재기 뒤에는 가족의 힘이 있었다. 힘들고 외로울 때 무엇보다 그리웠던 가족을 만난 뒤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다. 시애틀의 피칭코치 라파엘 차베스는 지난 2005년 백차승이 시애틀에서 버림받은 뒤 올해 다시 도약한 원인을 두 가지로 파악했다. 최상의 몸상태를 시즌 개막 전부터 유지한 것이 첫 번째고 가족의 힘이 두번째다. 30일(한국시간) 지역신문 '롱뷰 데일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차베스는 지난 겨울 백차승이 1998년 미국 진출 뒤 처음으로 고향 부산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당시 시애틀에서 방출대기 통보를 받고 아무도 찾는 팀이 없어 힘들어하던 그는 무려 7년만의 고국방문에서 가족을 만난 뒤 새로운 의욕을 얻었다. 자신을 믿고 격려하는 가족 덕에 '다시 해야겠다'는 의지를 다졌고 이는 시즌 내내 꾸준한 호투의 원동력이 된 것이다. 차베스는 "백차승은 지난해 참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며 "심신이 녹초가 된 상태에서 가족을 만나러 떠났는데 여기에서 힘을 얻었다. 미국에 돌아올 때 그는 전혀 다른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고 말했다. 백차승 역시 가족의 소중함을 역설했다. "(한국에서 가족을 만난 게) 큰 도움이 됐다. 매년 열심히 운동했지만 올해에는 2배나 더 열심히 했다"며 "빅리그 선수가 되는 것은 내 꿈이다"고 말했다. 정신적인 안정감은 경기에서의 자신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자만 나가면 안절부절 못하던 그는 올 해 주자 유무에 관계 없이 자기 공을 던진다. 제풀에 주저않던 모습에서 탈피해 어떤 강팀을 만나도 무너지지 않는 승부욕이 빛을 발하고 있다. 동료 J.J. 푸츠도 백차승이 달라졌다는 데 동의했다. "양키스와 레드삭스를 상대로 뛰어난 피칭을 했다. 자신감을 갖고 던진 게 가장 큰 원인인 것 같다"면서 "마운드 위에서 그는 예전과 다른 사람으로 보였다. 눈에서 불꽃이 이글거렸다"고 말했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