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삼성 하우젠컵 대회 우승 주역을 꼽아달라면 이장수 FC 서울 감독은 늘 한동원(20)의 이름을 빼놓지 않는다. 그만큼 고맙고 대견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런 한동원이 부상 탓에 몸이 온전치 않은 상태에서 후기리그 첫 경기에 출전해 일을 냈다. 한동원은 30일 경기 전까지 1승1무로 2위 그룹을 형성하던 포항 스틸러스를 만나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돼 결승골 및 세번째 골이된 페널티킥을 이끌어내는 활약으로 서울의 3-1 승리를 견인했다. 서울은 이날 승리로 후기리그에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경기 MVP에 선정된 한동원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포항과 승점차를 벌려 플레이오프 진출에 한걸음 다가선 것 같다. 열심히 뛰어 힘을 보태 기쁘다"고 작지만 강한 어투로 말문을 열었다. 한동은 약관의 나이지만 어느덧 프로 5년차. 그는 "어린나이에 프로팀에 입단해 5년을 뛰었는데 많이 보고 배운 것이 그라운드 위에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좋은 플레이를 보며 이미지 트레이닝한 게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며 수줍은 듯 말을 이어나갔다. 컵대회부터 본격적으로 출전하다 발등 골절로 2개월 가량 쉰 한동원은 이날 득점으로 시즌 4호골을 기록하게 됐다. 정규리그 득점으로는 1호. 그가 밝힌 1차 목표는 서울이 플레이오프에 나가 우승을 거머쥐는 것이다. 다음 목표는 올림픽 출전이다. 한동원은 지난 해 초까지 20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지만 세계청소년선수권에는 나가지 못했다. 하지만 아쉬움을 접고 이제 더 큰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팀이 먼저 우승했으면 좋겠고 개인적으로는 올림픽 대표에 뽑히고 싶다"고 말했다. 작은 목소리였지만 힘이 배어나왔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은 23세 이하 선수로 구성되기 때문에 한동원은 이같은 조건에 부합한다. 또한 한동원은 진한 동료애도 과시했다. 후반 12분 결승골을 터뜨린 뒤 코너 플랫 쪽으로 달려가 이날 출전하지 않은 박주영에 달려가 안긴 것. 이에 대해 한동원은 "박주영이 의기소침해 있는 것 같아서.."라고 설명했다. 닮고 싶은 축구선수로 "박지성"이라고 주저없이 답하는 한동원이 꿈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iam905@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