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의 영화가 만들어지면 출연배우들과 스태프들이 바라는 것 중 가장 큰 것은 바로 ‘대박’이다. 물론 영화에 대한 호평도 좋지만 장편영화라는 특성상 흥행도 무시할 수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모든 영화 제작진이 흥행 1위를 하기를 바라는 것에 비하면 9월 28일 개봉을 앞둔 영화 ‘잘살아보세’의 바람은 소박하다. 그들의 바람은 바로 흥행 2위다. 8월 30일 오후 서울 소공동에 위치한 프라자 서울호텔에서 열린 ‘잘살아보세’ 성과보고회에 참석한 한 영화 관계자는 “우리의 목표는 2위다. 1위도 좋지만 2위만 해도 좋다”고 밝혔다. 이범수 김정은 주연의 ‘잘살아보세’는 1960년대부터 70년대까지 불었던 가족계획 운동을 배경으로 한 코믹물이다. 추석과 같은 명절에 유독 코미디가 강세라는 점을 들면 ‘잘살아보세’의 목표가 2위라는 점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하지만 그들이 2위를 표방한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먼저 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쟁쟁한 경쟁작들이다. 추석 시즌에 유독 강한 가문시리즈의 3편 ‘가문의 부활’이 9월 21일 개봉하고, 조승우 김혜수 백윤식 유해진이 주연을 맡은 영화 ‘괴짜’, ‘엽기’ ‘코믹’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가 결합된 ‘구미호가족’, 올 가을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할 것으로 예상되는 강동원 이나영 주연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성룡의 오리지널 리얼액션 부활을 예고하는 ‘BB프로젝트’ 등 관객들의 흥미를 끄는 영화들이 대거 개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1위를 바라지 않는 두 번째 이유는 바로 추석이라는 기간이 갖는 특수성 때문이다. 평일보다 공휴일과 주말에 더 많은 관객이 극장을 찾고, 평상시보다 추석과 같은 명절에 더 많은 관객들이 극장가를 찾기 때문이다. 굳이 1위를 하지 않더라도 기간의 특성상 평상시 개봉했을 때보다 더 많은 관객이 ‘잘살아보세’를 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이런 심정은 성과보고회에서 밝힌 김정은의 말에서도 엿볼 수 있다. 김정은은 “1,2등 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추석에는 극장유동인구가 많아 3~4등까지도 풍요롭다”고 밝혔다. 물론 ‘잘살아보세’가 추석시즌 흥행 1위 자리를 전혀 기대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이 있듯이 소박한 바람이 기대이상의 성과로 연결되면 그 기쁨은 훨씬 더 클 것이다. pharo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