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10일 맨U전서 입지 가늠될 듯
OSEN 기자
발행 2006.08.31 14: 46

AS 로마로 이적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지만 계약 성사 직전 최종 사인만 남기고 등을 돌린 '초롱이' 이영표(29.토튼햄). 이적에 합의했던 AS 로마나 현 소속팀 토튼햄으로서는 달갑게 받아들일 수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토튼햄 잔류가 확정된 이영표의 향후 입지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일단 토튼햄으로선 보이지 않는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토튼햄의 마틴 욜 감독은 올 여름 베누아 아수 아코토를 영입하면서 왼쪽 풀백을 맡기고 이영표를 오른쪽 풀백으로 돌렸다. 양발을 다 쓸 줄 아는 이영표에게 여전히 믿음을 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시각으로 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오른쪽 풀백에는 지난 시즌까지 주전으로 활약했던 폴 스톨테리가 건재해 이영표는 주전을 확정지었다고 볼 수 없다. 게다가 토틈햄이 같은 자리에 파스칼 심봉다(위건)를 영입하기 위한 움직임을 꾸준히 보이고 있다는 점은 이영표가 심봉다가 오기 전까지만 그 자리를 맡을 수도 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525만 파운드라는 구체적인 이적료도 보도된 상황으로 토튼햄은 이영표 자리에 설 선수들을 지속적으로 찾아왔다. 여기서 이영표가 토튼햄의 향후 구상에 제동을 건 꼴이 됐다. 이영표의 잔류로 토튼햄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심봉다의 영입을 포기할 수도 있다. 토틈햄이 지난 시즌과 달리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컵에 출전해 선수 보강을 늘려야 한다고는 하나 한 포지션에 굳이 두 명 이상이나 둘 만큼 넉넉한 자금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이영표가 뛴다면 분명 전력에 해가 되지는 않겠지만 한번 '마음을 접은 선수'에게 욜 감독이 얼마나 중용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물론 팀 내 불화로 이적이 시도된 게 아닌 양팀의 전력 보강차원에서 이적이 추진됐었다는 점은 다행스러운일이다. 또한 욜 감독은 이영표를 영입하면서 "네덜란드에서 뛰는 풀백 중 최고"라며 굳은 신뢰를 보였다. 이는 1년이 지난 뒤인 독일 월드컵 직전 한국 대표팀의 전력을 분석하면서 다시 이영표를 칭찬한 데서도 알 수 있다. 안심이 가는 대목이다. 일단 이영표는 이란과 대만과의 경기를 치른 뒤 잉글랜드로 돌아가 다음 달 10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원정 경기를 준비하게 된다. 토튼햄은 올 시즌 1승2패로 초반 부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초반 위기에 닥친 욜 감독이 중요한 일전에서 이영표를 출전시킬 것인지 아닌지 여부가 이영표의 향후 입지를 설명해 줄 것으로 보인다. iam905@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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