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로마로 이적을 거부하고 토튼햄에 잔류한 이영표(29). 팀 내 입지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 이 문제는 결정권을 쥐고 있는 토튼햄의 마틴 욜 감독이 쥐고 있다. 오른쪽 풀백으로 계속해서 투입할지 왼쪽으로 원대 복귀시킬지 아니면 '괘씸죄(?)'로 벤치에 앉혀둘지는 욜 감독에 달려 있다. 일단 이영표 측은 입지에는 크게 문제가 없다고 내다봤다. 문제가 생기더라도 선수 본인이 결정한 사안이니만큼 감내하겠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이영표의 에이전트인 ㈜지쎈의 김동국 사장은 3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이영표와 함께 자리한 기자회견에서 "자세한 사항을 외부에 알리기 좀 그렇지만 (마틴 욜) 감독이 (이영표가) 떠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이어 "(협상이 결렬된 뒤) 토튼햄 구단주가 설명을 요구했고 납득이 갈 만한 설명을 했다. 이에 구단주는 '유감이다' '안타깝다'라는 말은 하지 않았고 오히려 '충분히 이해한다'라고 말했다. (이런 사실을 놓고 보면) 팀 내 입지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한 구단 차원에서 이영표를 놓고 이적 협의를 할 때나 이영표가 이적을 최종 거부했을 때나 욜 감독은 이영표의 편이었다는 게 김 사장의 말이었다. 김 사장은 본격적으로 협상이 진행되기 전인 26일(현지시간) 욜 감독을 만났는데 이때 이적 문제는 꺼내지 않은 채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당시 욜 감독과 (이영표의) 오른쪽 풀백 전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감독의 권한이기 때문에 존중한다는 뜻을 보냈다. 욜 감독은 포지션 변경에 대해 이영표가 월드컵에서 오른쪽 풀백을 훌륭히 소화해 확신이 섰고 월드컵 이후 팀 합류시기가 늦었는데 마침 막 영입한 에코토가 잘해줬기 때문에 왼쪽에 기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적 문제로 굳어질 만큼 불만이 섞인 내용이 오간 것은 아니었다". 또한 이적을 거부해 토튼햄과 AS 로마 양 구단에 선수 보강 차원의 보이지 않는 피해가 돌아가 선수에 그 부담이 전가되지 않겠냐는 우려에도 이영표는 "구단들은 선수와 계약할 때 변수가 있을 것을 대비해 여러 명을 놓고 계약을 진행하게 된다"며 그런 일을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적어도 선수 측은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믿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시즌까지 붙박이 왼쪽 풀백으로 뛰었던 이영표는 김 사장의 말대로 올 여름 영입된 에코토에 자리를 내주고 오른쪽 풀백으로 뛰고 있다. 오른쪽에는 지난 시즌 붙박이였던 폴 스톨테리가 있고 최근에는 풀백 요원인 파스칼 심봉다(위건)가 토튼햄의 레이더망에 포착되는 등 입지가 불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영표의 입지에 대한 문제는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주간이 끝나고 오는 10일 재개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iam905@osen.co.kr 인천공항=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