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에서의 남주 캐릭터를 털고 싶었다.” ‘천만배우’로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시간을 쪼개 사진집을 펴낸 배두나가 사진집을 출간하게 된 이유로 밝힌 말이다. 지난 봄 홀연히 떠났던 런던 여행 후 여행사진집 를 펴낸 배두나가 8월 31일 서울 중구 장충동 웰콤갤러리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사진집을 펴내게 된 과정과 심정 등을 피력했다. 배두나는 “배우가 한 작품을 끝내고 나면 작품과 얽힌 캐릭터를 훌훌 털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있다. 특히 나는 한 작품에 지나치게 몰입해 두나의 자아가 흔들릴 때가 있는데, 작품이 끝날 때 마다 여행을 떠남으로써 물들었던 캐릭터를 빼버리곤 했다”고 밝혔다. 지난 봄 카메라를 직접 들고 런던시내를 속속들이 헤매고 돌아온 배두나는 에다 런던의 지하철, 노팅힐의 벼룩시장, 브릭레인의 뒷골목, 코벤트 가든의 바이올린 연주자, 올드 스트리트의 벽화 등을 고스란히 담아 왔다. 오래 전부터 사진 찍는 것을 좋아했다는 배두나는 “예전부터 여행을 갔을 때의 느낌을 사진으로 남겨 두고 싶었다. 사진 속 시선을 통해 다른 사람과 정서를 교류한다는 것은 상당히 매력적인 작업이다”고 밝혔다. 이 사진집에는 또 ‘두나의 하루’ ‘두나의 놀이’와 같은 코너도 잡아 배두나의 일상을 담기도 했다. 개인 화보집의 냄새도 어쩔 수 없이 풍기는데 이에 대해 배두나는 “사진을 찍는 것도 좋아하지만 배우나 모델로서 찍히는 것도 좋아한다. 내 모습이 찍힌 사진을 보면 자신에 대한 매너리즘을 막을 수 있다. 세븐 스튜디오의 윤석무 실장이 따라다니며 ‘두나의 하루’는 찍어줬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배두나의 열정은 어디까지나 취미생활일 뿐이다. 배두나는 “내가 사진을 찍는 것은 프로 사진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아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두나의 서울 놀이, 도쿄 놀이도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배두나의 사진집 출간을 위해 아예 출판 법인(옐로우 미디어, 발행인 이정아)까지 차렸다는 오민호 옐로우 필름 대표는 “이 책을 만들면서 베스트셀러처럼 잘 팔리리라고 예상한 사람 아무도 없었다. 사진집을 낸 것은 상업적인 목적이 아니라 ‘영혼의 여행 안내서’가 될 수 있겠다 싶어서 결심을 하게 된 것이다. 5년 10년 뒤에 늦게라도 가치를 인정받아 찾는 사람이 있다면 의미가 있는 일 아닌가”라고 출판에 대한 의미를 부여했다. 100c@osen.co.kr 주지영 기자 jjojj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