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드문‘완패’였다. 올해 일본 최고 성적을 올리고 있는 투수와의 맞대결에서 이승엽(30. 요미우리 자이언츠)이 3타석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31일 후쿠오카 야후돔구장에서 가진 히로시마 카프와의 홈경기에서 이승엽은 상대 선발 구로다 히로키(31)의 위력에 눌려 삼진(2회), 좌익수 뜬공(5회), 1루수 땅볼(7회)에 그쳤다. 야후돔은 이승엽이 2004년 일본 무대 진출한 이래 유일하게 홈런을 기록하지 못했던 돔구장. 8월의 마지막 날에 홈런 생산의 기대를 걸게 했던 이승엽은 일본 프로야구 무대에서 마쓰자카 다이스케(세이부 라이온즈)와 쌍벽을 이루고 있는 구로다의 벽에 막혀 기록 작성이 물거품이 됐다. 8월 한 달간 6개의 홈런을 보태는 데 그친 이승엽은 이 경기 3타수 무안타로 타율이 3할2푼1리로 조금 떨어졌다. 삼진은 105개. 명실상부한 히로시마 에이스인 구로다는 7회까지 요미우리 타선을 3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봉쇄, 요미우리와의 연속 완봉패의 수모를 씻는 데 앞장을 섰다. 30일 현재 1.93으로 센트럴리그 평균자책점 1위, 12승(6패)으로 다승 2위를 달리고 있는 구로다는 12승 가운데 7승을 완투(완봉 2회 포함)로 따낸 전형적인 완투형 투수. ‘미스터 완투’라는 별칭을 지닌 그는 시속 150㎞대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삼아 전성기 때의 선동렬을 연상시키는 위력적인 투구를 구사한다. 이승엽은 올 시즌 구로다에게 11타수 5안타(2루타 3개 포함)로 매우 강한 면모를 보였으나 이날만은 맥을 추지못했다. 이 경기는 히로시마가 3-0 완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