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빛들이 달라졌다. 타자들은 안타 하나에, 볼카운트 하나에 신경을 기울이며 예민하게 반응하고 투수들도 1승에 목을 매며 일구일구에 심혈을 쏟고 있다. 시즌이 막판으로 접어들면서 내년 시즌 재계약 여부를 평가받고 있는 외국인 선수들(흔히 용병)이 부쩍 힘을 내며 고평점을 받기 위해 열심이다. 외국인 선수들 중에서도 최근 들어 더욱 가속도를 붙이고 있는 대표적인 선수로는 홈런더비 1위를 달리고 있는 '검은 갈매기' 호세(41.롯데)와 '사자 천적'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는 '너클포크볼러' 캘러웨이(31.현대)다. 스위치 히터인 호세는 여전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지만 주루 플레이와 수비는 전혀 안되는 점 때문에 '계륵'으로 롯데 구단을 고민케 하고 있다. 버리자니 아깝고 계속 쓰자니 좀 부족한 것이다. 이런 분위기를 잘 알고 있는 호세는 연일 홈런포를 가동하며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지난달 30일과 31일 두산전서 2게임 연속 홈런포를 가동, 시즌 21호를 기록하며 팀 동료인 이대호에 2개 차로 홈런 레이스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호세는 현재 홈런 1위에 타율 3할로 8위, 타점 65개로 4위를 마크하며 빼어난 방망이 솜씨로 구단을 향해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다. 구단으로선 호세 만한 타력과 인기를 갖춘 외국인 선수가 없어 내년 시즌 재계약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이다. 우완 투수인 캘러웨이는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올리는 등 꾸준한 활약으로 내년 시즌에도 이변이 없는 한 재계약이 유력하다. 본인이 한국을 떠나지만 않으면 내년에도 현대 유니폼을 입을 전망이다. 캘러웨이는 전반기에는 잘 던지고도 타선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해 승수를 많이 올리지 못했지만 최근 들어선 승수쌓기에 탄력을 받고 있다. 최근 4연승으로 시즌 11승을 기록하고 있다. 다승 공동 4위. 특히 캘러웨이는 라이벌인 최강 삼성전에 유독 강한 면모를 과시해 팀 내서 높은 평점을 얻고 있다. 캘러웨이는 2년간 삼성전 8게임에 등판해 무패에 7연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방어율 2.75로 현대 선발진 중 가장 좋다. 전체로는 4위. 또 캘러웨이는 팀 동료들과도 잘 어울리고 한국문화에도 잘 적응해 생활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는 점에서도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이밖에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용병들 중 투수들은 내년에도 한국무대에서 계속 뛸 선수들이 꽤 있어 보인다. 두산의 외국인 선발 원투펀치인 리오스와 랜들, KIA의 그레이싱어 등은 내년에도 재계약이 유력시 되고 있다. 또 삼성의 하리칼라와 브라운도 포스트시즌에서 제 몫을 해주면 재계약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SK가 다시 데려온 마무리 투수 카브레라, LG의 새 용병인 카라이어도 재계약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타자들 중에서는 한화의 '용병 터줏대감'인 데이비스가 호세와 함께 내년 시즌에도 한국무대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 나머지 용병들은 올 시즌 뚜렷한 활약이 없어 내년 시즌 재계약이 불투명하다. 존 갈(롯데) 스캇(KIA) 클리어(한화) 서튼(현대) 베로커(LG) 세라노(SK) 등이다. 이들은 얼마 남지 않은 올 시즌과 포스트시즌에 나가게 되면 돋보이는 활약을 펼쳐야만 재계약이 가능할 전망이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