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현, '봤나? 프리미어리거 플레이!'
OSEN 기자
발행 2006.09.02 21: 56

'스나이퍼' 설기현(27.레딩)이 달라졌다. 한 눈에 봐도 자신감이 넘쳐보였다. 작정이라도 한 듯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로서의 위상을 마음껏 뽐냈다. 경기를 지켜본 관중들은 "설기현 밖에 안보였다"고 입을 모았다. 설기현은 2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아시안컵 예선 3차전에 선발 출전해 전반 종료 직전 김두현의 프리킥 패스를 받아 헤딩골을 터뜨렸다. A매치 70경기에 출전해 14번째 득점이었다. 이 한 방으로 설기현은 대표팀에서 입지를 크게 높였다. 독일 월드컵 프랑스전에서 동점골을 이끌어내는 크로스로 찬사를 받기는 했지만 주로 교체 멤버로 뛴 터라 반전이 필요했다. 4년 전 한일 월드컵에서 주전 공격수로 뛴 설기현은 독일 월드컵 직전 평가전에서는 '역주행' 사건에 휘말리며(?) 이미지를 구겼었다. 그러나 지난 달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하면서 자신감을 완전히 찾았다. 박지성(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29.토튼햄)에 이어 한국인으로서는 세 번째로 프리미어리거로 우뚝섰고 프리시즌에서 5골 3도움을 올리며 '급피치'를 올렸다. 설기현은 이어 프리미어리그에 뛰어들어서는 개막전을 포함해 2경기 연속 어시스트를 올리며 '축구종가'에 설기현의 이름 석 자를 크게 알렸다. 대표팀에 들어와서도 물오른 감각을 이어나간 것이다. 설기현은 이날 오른쪽 윙포워드로 출전해 반대편에서 박지성이 왼쪽 공간에서 이란의 겹수비에 꽁꽁 묶인 사이 한국 공격의 물꼬를 텄다. 특히 후반 35분께에는 한국 진영에서 수비수 3명을 뚫고 적진 깊숙히 돌파하는 환상적인 플레이를 펼쳐 팬들을 '벌떡' 일으켜세우기도 했다. '폭주기관차'처럼 움직이던 설기현을 기세를 몰아 전반 종료 직전 헤딩포를 이란 골망에 꽂아 넣었다. 독일 월드컵 직전인 지난 5월 26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전(2-0 승)에서 골맛을 본 이후 4개월만에 터뜨린 축포였다. 또한 설기현은 후반에는 박지성과 좌우를 바꿔가며 이란에 '프리미어리거'의 매서운 맛을 보여주기도 했다. iam905@osen.co.kr 설기현이 헤딩으로 선제골을 터뜨리고 있다./상암=손용호 기자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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