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한국 대표팀 감독이 이란전 결과에 심심찮게 영향을 받은 바 있어 과연 핌 베어벡 감독에도 해당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란전과 한국 대표팀 감독의 신상이 상관관계를 갖기 시작한 것은 지난 90년 북경 아시안게임서부터다. 86년 서울대회서 우승한 뒤 2연패에 도전했던 한국은 박종환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고 출전, 승승장구했으나 이란과의 준결승서 우세한 경기를 보이고도 연장전서 결승골을 내주고 0-1로 패했다. 박종환 감독은 대회 직후 평양과 서울서 곧바로 이어진 분단 후 최초의 남북통일축구를 치른 뒤 사임했다. 이어 93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렸던 94년 미국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서 김호 감독이 이끌었던 한국은 박정배 하석주 고정운의 연속골에 힘입어 이란을 3-0으로 완파한 뒤 일본에게 0-1로 무릎을 꿇어 예선 탈락 일보 직전까지 갔지만 이라크의 도움(?)으로 월드컵에 진출할 수 있었다.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면 경질될 수 있었던 김호 감독은 일본에게 진 것은 추궁 받았지만 결국 미국 월드컵까지 대표팀을 맡을 수가 있었다. 반면 박종환 감독은 90년 패배에 이어 96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열린 아시안컵 8강전에서는 이란에 2-6으로 대 역전패,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아시아 예선도 치러보지 못한 채 하차했다. 2000년 아시안컵에서 허정무 감독은 이란에 2-1로 승리했지만 3위에 그친 뒤 스스로 지휘봉을 놓아 예외로 남았지만 거스 히딩크 감독은 지난 2001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렸던 친선 A매치에서 김도훈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했고 결국 히딩크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썼다. 하지만 움베르투 쿠엘류 감독의 사퇴로 뒤를 이은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은 지난 2004년 중국에서 열렸던 아시안컵 8강전에서 설기현 이동국 김남일이 골을 터뜨렸지만 수비가 허물어지며 3-4로 패했고 본프레레 감독은 2006 독일 월드컵 본선행을 이끌고도 팬들의 원성을 들으며 쫓기듯 대표팀에서 사퇴했다. 본프레레 감독의 뒤를 이은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자신의 데뷔전이었던 이란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넣은 조원희와 김진규의 연속골로 2-0으로 승리했고 아드보카트 감독은 월드컵 원정 1승이라는 기록을 남기며 비교적 성공적인 평가 속에 지휘봉을 베어벡 감독에게 물려줬다. 이렇듯 이란에 이긴 감독은 비교적 순탄한 길을 걸었으나 패한 사령탑은 뒤끝이 결국 좋지 않았다. 그렇다면 지난 2일 이란과의 아시안컵 예선서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후반 인저리 타임에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하며 1-1로 비긴 베어벡 감독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되어야 할까. 일단 답답한 공격을 본다면 아직까지도 베어벡 감독만의 색깔을 찾지 못했다고 해야겠지만 겨우 2경기를 치른 점과 함께 이란과의 원정경기가 남아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평가 보류'가 적절할 것 같다. ■ 역대 이란전과 대표팀 감독의 상관관계 1990. 10. 3 / 박종환 감독 / 아시안게임 0-1 패 / 대회 직후 사퇴 1993. 10. 16 / 김호 감독 / 월드컵 예선 3-0 승 / 미국 월드컵까지 지휘봉 1996. 12. 16 / 박종환 감독 / 아시안컵 8강 2-6 패 / 대회 직후 사퇴 2000. 10. 23 / 허정무 감독 / 아시안컵 8강 2-1 승 / 계약 만료 사임 2001. 4. 24 / 거스 히딩크 감독 / 친선전 1-0 승 / 한일 월드컵 4강 2004. 7. 31 /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 / 아시안컵 8강 3-4 패 / 월드컵 예선 통과 후 사퇴 2005. 10. 12 / 딕 아드보카트 감독 / 친선전 2-0 승 / 독일 월드컵서 원정 대회 첫 승 tankpark@osen.co.kr
'역대 이란전은 감독의 미래', 베어벡은?
OSEN
기자
발행 2006.09.03 09: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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