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 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난 데 없는 골프 대회가 열렸다. 축구 선수들이 경기를 하루 앞두고 웬 골프냐고 하겠지만 다름 아닌 '축구 골프' 대회였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 23명은 청룡, 백호, 새싹 구장 등 3개면을 이용해 9개홀 축구 골프 대회를 벌였다. 콘(corn)과 골대 등으로 각종 장애물을 만들었고 구장과 구장 사이에 있는 소나무는 하나의 자연 장애물이 됐다. 또 코너 깃대를 맞히면 홀에 들어간 것으로 간주하고 잔디 밖으로 나가면 자연스럽게 OB(Out of Bounds)가 되는 규칙도 만들었고 선수들 개개인의 손에는 스코어 카드가 쥐어져 있었다. 1라운드는 이운재와 김영광을 제외한 필드 플레이어 21명이 3명씩 7개조를 짰다. 당연히 골프공은 축구공으로 대체됐고 선수들의 다리는 드라이버나 퍼터 역할을 대신했다. 졸지에(?) 취재진들은 선수들을 졸졸 따라다니는 갤러리가 됐다. '베어벡호' 출범 이후는 물론 역대 대표팀에서도 처음 시도된 '축구 골프'는 압신 고트비 코치의 아이디어로 만든 것. 축구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경험한 탓인지 장학영은 소나무 숲을 넘기려다 방송 카메라 삼각대를 넘어뜨렸고 이을용은 깃발을 부러뜨리기도 했다. 또 코너 깃대를 맞혔냐 아니냐를 따지는 모습은 마치 당구에서 성공이냐 실패냐를 가리는 것처럼 보여 취재진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박지성은 1번홀에서 단 한 번의 킥으로 깃대에 명중시키는 '홀인원'을 기록하는 등 선수들이 멋진 킥으로 공을 깃대 가까이 보낼 때마다 베어벡 감독과 고트비 코치의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황금날개' 김동진이 1라운드 1등을 차지한 가운데 2라운드는 이운재, 김영광에 홍명보 코치까지 참여, 8개조로 진행됐다. 1시간 30분동안 2라운드로 진행된 축구 골프 축구를 마친 뒤 박지성은 "선수들 기분 전환에 그만이었고 특히 선수들의 킥 기술이 필요한 훈련이었다"고 말했고 '캡틴' 김남일도 "좋은 훈련이었다고 생각하며 특히 집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는 소감을 밝혔다. 한편 대표팀은 이날 훈련을 끝으로 6일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리는 대만과의 2007 아시안컵 B조 예선 4차전에서 '승점 3'은 물론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은 초가을의 더위를 날려버릴 대량득점을 노린다. tankpark@osen.co.kr 김남일이 나무 숲에 빠진 공을 차려 하고 있다./파주=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