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월드컵경기장은 우리의 독무대".
오는 6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대만과의 2007 아시안컵 B조 예선을 은근히 기다리는 선수가 있다. 바로 박지성(25,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설기현(27, 레딩).
박지성과 설기현은 4년 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최강' 프랑스 대표팀을 맞아 득점포를 가동한 기억이 있다. 특히 박지성은 수원이 자신의 고향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개막을 닷새 앞둔 지난 5월 26일 4만 1600명의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치러진 평가전에서 박지성은 전반 16분 다비드 트레제게의 선제골로 0-1로 뒤지고 있던 전반 26분 김남일이 센터 서클 부근에서 깊숙하게 찔러준 볼을 프랑스 수비 한 명을 제친 뒤 아크 왼쪽에서 왼발 슛, 프랑스의 골문을 열어젖혔다.
당시만 해도 수비수 또는 수비형 미드필더로만 평가받던 박지성이 잉글랜드와의 평가전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을 넣음으로써 공격수로 변신하는 계기가 됐다.
또 설기현은 전반 41분 이영표의 프리킥을 받아 파비앵 바르테즈 바로 앞에서 다이빙 헤딩 슛, 역전골을 넣은 기억이 생생하다. 비록 2-3으로 재역전패했지만 불과 1년 전만 해도 0-5로 대패했던 한국이 프랑스를 밀어붙였던 모습으로 축구팬들이 기대를 갖게 하기에 충분했고 이는 한일 월드컵 4강으로 이어졌다.
박지성과 설기현은 또 지난 2004년 2월 수원에서 열렸던 레바논과의 2006 독일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전에 나란히 출전했고 비교적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특히 박지성은 후반 5분 코너킥에 이은 조병국의 헤딩골로 어시스트 1개를 올리기도 했다.
이들의 지나친 활약이 오히려 팀 조직력을 저해한다는 의견도 있다. '캡틴' 김남일이 경기를 하루 앞두고 "해외파들의 맹활약은 분명 고무적인 일이지만 치고 나가야할 때 오히려 그러지 못하는 등 팀의 템포와 리듬을 깨는 경우도 있다"고 주장한 것.
하지만 대만과의 경기에서 승점 3뿐만 아니라 대량 득점을 하기 위해서는 분명 설기현과 박지성의 맹활약이 동반되어야만 한다.
2년 7개월만에 수원에서 열리는 A매치에서 박지성과 설기현이 어떤 활약을 펼치느냐가 통쾌한 대승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특히 대만의 중앙 밀집수비를 뚫기 위해서는 이들의 사이드 돌파가 더더욱 중요하다.
tankpar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