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연, “시련은 나를 둥글게 만드는 과정”
OSEN 기자
발행 2006.09.06 16: 46

“우리는 시트콤 자매.” SBS TV 주말 드라마 ‘사랑과 야망’(김수현 극본, 곽영범 연출)에서 혜영과 혜주로 출연하는 하유미 이승연, 이들은 단짝이다. 아니, 단짝이 됐다. 드라마 내에서 연기 호흡이 척척 맞을 뿐만 아니라 실제 생활에서도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사이가 됐다. ‘사랑과 야망’이 맺어준 인연 덕분이다.
9월 6일 SBS 일산제작센터에서 진행된 ‘사랑과 야망’ 출연자 기자 간담회에서 둘은 가볍게 수다를 떨듯 각자의 연기관과 작품에 대해 풀어 놓았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대배우이지만 이제는 스포트라이트에서 한 걸음 물러나 연기의 맛을 관조할 수 있는 수준이 됐기 때문에 그녀들의 수다는 더 감칠 맛이 있었다.
하유미와 이승연을 하나로 묶은 줄은 ‘언어의 연금술사’ 김수현 작가였다. 두 배우가 어떤 과정을 거쳐 현재의 자리에까지 와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김수현 작가가 써 내려가는 작품을 통해서 이미 동지가 되어 있었다.
하유미는 “김수현 작가의 대본은 배우들에게 훌륭한 교과서이다. 대본을 읽으면서 작품을 이해하고 대사를 알아가는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했고 이승연은 “촬영이 있는 날이면 작품에 출연하는 모든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여 2시간 동안 대본을 읽고 연기를 연습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배울 것이 너무 많다. 배우라면 김수현 작가와는 한번 정도 작품을 꼭 해보기를 권하고 싶다”고 했다.
김수현 작가의 통찰력에 대한 놀라움도 있었다고 한다. “그분이 아마도 점쟁이가 아닐까”라고 입을 연 이승연은 “드라마에서 낮게 깔리는 목소리가 대부분인데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실제 생활에서 가까운 주변 사람들에게 하던 목소리 톤이었다. 김 작가를 통해 오히려 나의 다른 면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수현 작가의 작품을 잘 소화할 수 있는 비결도 털어놓았다. 이승연은 “김수현 작가의 대사는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다. 입에서 저절로 넘쳐 나오도록 연습, 또 연습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그 캐릭터가 살아서 움직이기 시작한다”고 했다. 하유미도 “굳이 다른 방법을 생각하고 싶지 않다”며 오로지 연습 뿐이라고 했다.
특히 한 때 시련이 있었던 이승연은 연기에 대한 관념도 득도자의 수준에 올랐다. 이승연은 “‘사랑과 야망’은 나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한창 활동을 하다가 감당하기 힘든 시련을 겪었고 다시 연기자의 자리로 돌아 왔을 때 ‘사랑과 야망’이 있었는데 모든 게 이미 낯설어져 있었다. 이 작품을 하면서 다시 연기에 익숙해지고 있지만 그 모습은 예전의 그것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드라마 복귀 초기 일부 시청자들과 네티즌의 반발이 있었던 것에 대해서도 담담히 털어 놓았다. “모난 돌은 정을 맞게 마련이지 않느냐. 나는 그 시간을 통해서 둥글게 사는 방법을 배웠다. 모나 있던 나를 둥글게 만드는 과정이었고 인생을 지혜롭게 살아가라는 가르침이었다”고 밝혔다.
“마음을 열고 기쁜 마음으로 세상을 보니 많은 것이 서로 통하더라”고 말하는 이승연의 말 속에는 어느덧 연륜이 묻어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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