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국 3골 등 '화끈한 골잔치', 한국 8-0 대만
OSEN 기자
발행 2006.09.06 21: 54

화려한 골폭죽이 수원 하늘에 펼쳐졌다. 예상대로 승부보다는 얼마나 골을 많이 뽑느냐에 관심이 모아졌고 핌 베어벡 감독이 마음먹고 나온 대로 경기가 착착 풀렸다. 경기 종료 후 전광판에는 8-0이란 스코어가 밝게 빛났다.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6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만과의 아시안컵 B조 예선 4차전에서 정조국(3골) 조재진 설기현(이상 2골) 김두현의 골퍼레이드 속에 8-0 대승을 거뒀다. 2003년 9월 네팔전 16-0 승리 이후 대표팀의 최다골차 승리. 이로써 한국은 3승1무(승점 10)를 기록, 이란과 시리아를 제치고 선두를 굳건히 지켰다. 한국은 이란이 시리아를 꺾을 경우 2경기를 남겨놓고 3위 시리아와의 승점차를 6으로 벌려 사실상 본선에 진출하게 된다. 베어벡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이후 2승1무로 순탄한 행진을 이어갔다. 한국은 아시안컵 본선 조기 확정을 위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44위의 약체 대만을 여유있게 농락했다. 앞서 대만의 전력 분석 작업을 끝냈다고 밝힌 베어벡 감독은 극단적인 공격 전술로 나섰다. 부임 이후 처음으로 4-4-2 포메이션을 꺼내든 가운데 측면 미드필더들을 전진 배치해 외형상 4-2-4 포메이션이 나타날 정도로 공격 일변도의 전술을 구사했다. 조재진과 정조국 등 2명의 '킬러'들이 그라운드에 들어섰고 좌우 측면 미드필더인 박지성과 설기현은 적진 깊숙히 침투하는 등 공격수 숫자를 늘렸다. 여기에 중앙 미드필더인 김두현과 김남일, 좌우 풀백인 이영표와 송종국까지 가세해 한국은 전면 공세를 폈다. 한국은 2명의 킬러들을 활용키 위한 중앙 공중볼과 측면 돌파, 과감한 중거리슛으로 상대 골문 공략에 나섰고 전반 5분만에 2골을 퍼부으며 손쉬운 승리를 챙겼다. 정조국은 A매치에서 처음으로 해트트릭을 쏘아올렸고 설기현과 조재진은 나란히 2골로 득점 행진에 가세했다. 설기현은 전반 3분 김남일이 길게 찔러준 볼을 받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강슛으로 대승의 서막을 알렸다. 설기현은 이란전에 이은 2경기 연속골. 이어 지난 2일 대만전에서 골맛을 봤던 정조국이 송종국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골망에 꽂았다. 대량 득점에 박차를 가한 한국은 전반 43분과 46분 각각 김두현이 올린 프리킥과 코너킥을 설기현과 정조국이 헤딩골로 연결하며 4-0으로 크게 달아났다. 김두현은 2도움으로 아시안컵 1차전부터 4경기 연속 골포인트를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은 후반 들어서도 공세를 이어갔고 전반전에 많은 찬스를 성공시키지 못했던 조재진이 후반 19분 설기현의 땅볼 크로스를 가볍게 밀어넣어 5번째 골을 기록했다. 대승을 확인한 베어벡 감독은 후반 10분 오는 10일 프리미어리그에서 맞대결을 준비 중인 박지성과 이영표를 장학영, 최성국으로 교체하며 배려하는 여유를 보였다. 후반 32분에는 이날 2골 1도움으로 펄펄 난 설기현을 뺐다. 태극전사들은 경기가 막바지에 들어섰어도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2도움을 기록하던 김두현은 후반 33분 그림같은 왼발슛으로 기어이 골맛을 봤고 조재진은 37분 최성국이 얻어낸 페널티킥, 후반 43분에는 정조국이 세 번째 골을 성공시켜 8점차 대승을 마무리했다. 지난 달 16일 안방에서 한국에 0-3 패배를 당했던 대만은 설욕에 나섰지만 한국의 파상공세에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대패의 수모를 겪어야 했다. 한국에 지난 71년 10월 뮌헨 올림픽 예선에서 0-8로 패한 이후 양 팀간 최다골차 타이 기록으로 패했다. 한국은 다음 달 11일 시리아를 불러들여 대회 본선 진출 확정에 나선다. iam905@osen.co.kr 해트트릭을 기록한 정조국(오른쪽)이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수원=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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