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이범수 주연의 영화 ‘잘 살아보세’가 9월 6일 언론에 공개됐다. 1970년대 한창이었던 가족계획을 소재로 하고 코믹연기에 일가견이 있는 김정은과 이범수가 주연 배우로 나오고, 올 추석 시즌을 겨냥한 작품이라는 것 때문에 ‘잘 살아보세’는 코믹영화일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잘 살아보세’는 코믹 영화가 아닌 휴먼드라마 장르에 더 가까웠다 지금과 비교하면 많이 낙후됐던 1970년대에 국가 정책이었던 가족계획을 홍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홍보 영상과 전단지 등 각종 자료들을 만들었지만 당시 가장 효과적이었던 방법은 각 가정을 직접 방문하고 설득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당시 가족계획 요원들이 가장 힘들어했던 것은 설득에 필요한 말들이 바로 성적인 단어들이었다는 것이다. 대부분이 여성이었고 성적인 부분에 폐쇄적이었던 만큼 가족계획 요원들의 고충이 많았다. 그러나 성적인 담론은 코믹 요소가 강하다. 말하기 껄끄러운 것은 각종 비유와 은유로 포장되고 교묘하게 구성된 영상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게 마련이다. ‘잘 살아보세’가 공개한 예고편 또한 이를 이용해 영화 속 코믹함을 잘 드러낸다. 출산율이 높은 용두리 마을 사람들이 등장하는 예고편과 당시 실제 가족계획 요원이 겪었던 웃지못할 에피소드들은 영화의 코믹함에 기대를 갖게 한다. 아니나 다를까 영화 초반 부 가족계획요원인 박현주(김정은 분)가 용두리를 찾아가 마을 사람들을 설득하는 과정은 보는 사람들을 웃게 만든다. 박현주 요원의 전문적인 용어를 알기 쉽게 풀어내는 석구의 번역(?)과 직접 시연하지 못하고 예를 들어 설명한 상황을 그대로 따라하는 모습은 그저 웃을 수밖에 없다. 호쾌하고 웃으며 시작한 ‘잘 살아보세’는 석구가 마을 이장이 되면서 확연하게 달라진다. 대통령에게 출산율 0%를 선언하고 솔선수범 정관수술까지 받은 석구의 노력은 눈물겨울 정도다. 게다가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지면서 영화는 자못 심각해지기까지 한다. 용두리 마을의 지주와 소작농인 마을 주민들의 갈등, ‘가족계획 시범마을’로 선정돼 어떻게든 출산율 0%를 달성하려는 용두리 주민들, 그리고 ‘진정한 행복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은 ‘잘 살아보세’가 결코 웃고 넘기는 코믹 영화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김정은 이범수를 중심으로 출산율 0% 달성을 위한 용두리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를 그린 ‘잘 살아보세’는 9월 28일 개봉한다. pharo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