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지난 6일 인천 SK전에서 진을 빼며 4시간 51분간 연장 12회 총력전을 펼쳤다. 현존 프로야구 최고 지략가로 꼽힐 만한 김재박 현대 감독과 4위 진입에 올인한 조범현 SK 감독의 자존심 싸움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내일이 없는' 야구였다. 엄청난 소모전이었지만 그래도 어찌됐든 현대는 이겼다. 연장 12회초 터진 이숭용의 결승 2타점 2루타 덕분이었다. 그러나 이 1승을 위해 현대는 신철인-황두성-박준수 등 핵심 불펜 투수들을 대거 소비했다. 특히 신철인과 박준수는 지난 5일 SK전에도 등판해 홀드와 세이브를 챙긴 바 있다. 이를 감안할 때 7일 두산전에서는 어지간해서는 신철인-박준수 필승카드 가동이 무척 부담스럽다. 8개 구단을 통틀어 데이터 상으로 가장 양질의 투수진을 보유한 현대이지만 7일 잠실 두산전 선발 손승락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게 됐다. 손승락은 6일까지 6승 4패 평균자책점 3.81을 올리고 있다. 피안타가 많고 압도적 구위를 지닌 투수는 아니지만 안정된 제구력을 갖추고 있다. 반면 두산은 지난 6일 LG와의 더블헤더 2연전에서 1승 1패를 거뒀다. 앞 경기는 리오스의 완투로 이겼으나 이혜천을 내세운 2번째 경기는 참패를 당했다. 이 탓에 4위 기아와 0.5경기 승차를 줄이는 데 실패했다. 여기다 현대전 선발로 내정된 김명제는 승리없이 10패에 평균자책점 5.40이다. 비단 승패를 떠나 올 시즌 지금까지 성적만 놓고 보면 손승락에 비해 무게감에서 떨어진다. 어차피 두 팀 모두 연장 12회 승부와 더블헤더로 파김치가 된 상태다. 불펜 소모도 상당하다. 결국 선발이 얼마나 기대에 부응하느냐와 김재박, 김경문 두 사령탑의 승부처 수읽기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듯하다. 손승락-김명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