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수, '가상 권오준'에서 특급 마무리로
OSEN 기자
발행 2006.09.07 11: 36

'가상 권오준에서 유니콘스 수호신으로'. 지난 6일 인천 문학구장. 연장 12회말 7-5로 현대가 승기를 잡자 김재박 감독은 망설임 없이 우완 마무리 박준수를 호출했다. 박준수가 등판하자 현대 홍보팀 관계자는 "제구력 하나로 투수가 변했다"라고 그의 투구에 놀라움을 드러냈다. 그가 들려준 이야기에 따르면 경희대를 졸업하고 현대에 입단한 박준수는 지난 2004년 한국시리즈 때만 해도 실전용이 아닌 연습용 투수에 가까웠다고 한다. 당시 삼성과 한국시리즈에 붙게 되자 현대 코칭스태프는 비슷한 투구폼의 사이드암 셋업맨 권오준(삼성)을 깨뜨리기 위해 박준수를 불러 현대 타자들에게 배팅볼을 던지게 했다. 그리고 지난해까지만 해도 패전 처리에 가까웠던 박준수의 성공에 대해 현대 내부에서조차 그다지 기대는 없었던 듯하다. 그러던 박준수가 지난 겨울 어느 시점부터 '스트라이크를 넣을 줄 아는' 투수로 변모하자 투수 조련에 일가견이 있는 김시진 투수코치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현대는 시즌 초반 마무리였던 강속수 투수 황두성이 부진하자 박준수를 대안으로 기용하는 모험을 감행했고 이는 적중했다. 7일까지 박준수의 성적은 53경기에 등판 60⅔이닝 투구에 평균자책점 1.78이다. 세이브는 33개를 성공시켜 오승환(삼성)에 이어 2위다. 오승환과 비교할 때 위압적 구위는 못 지녔으나 130km대 후반 직구에 슬라이더와 싱커를 다양하게 구사한다. 베테랑 포수 김동수의 노련한 리드도 박준수의 위력을 극대화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불과 2년도 안 돼 박준수는 그의 '롤 모델'이던 권오준(9승 1패 2세이브, 1.96)과 비슷한 레벨의 투수로 올라선 것이다.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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