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만에 2000만 달러 수입' 샤라포바는 비지니스 우먼
OSEN 기자
발행 2006.09.08 09: 21

[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2주만에 2000만 달러를 버는 방법은 무엇일까. 궁금하면 마리아 샤라포바(19.러시아)에게 물어보면 된다. 무려 9개의 다국적 기업으로부터 연간 2000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샤라포바가 이들 회사를 위해 투자하는 시간은 1년 가운데 2주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8일(한국시간) 'ABC뉴스'에 따르면 샤라포바는 1년의 대부분을 테니스 투어 활동을 하는 데 보낸다. 연습과 대회 출전으로 자신의 본분을 지킨 뒤 자기 시간이 나는 11월 집이 있는 플로리다에서 이들 회사의 대리인들과 자리를 함께 한다. 샤라포바 본인은 물론 그의 마케팅 스페셜리스트, 부모, 그리고 9개 회사의 대리인 모두가 한 자리에 모여 '어떻게 하면 샤라포바의 상품성을 높일지'를 논의한다. 3일간 브레인스토밍을 거친 뒤 9개 회사의 대리인들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면서 샤라포바의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강구한다. 각종 광고촬영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는 시기가 이 때다. 요즘 우리에게 각인된 '마리아 샤라포바'는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다. 불과 2주 안팎의 시간을 투자해 2000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그는 그래서 요정이라기 보다는 사업가에 가깝다. 일당으로 따지면 140만 달러 정도로, 그가 지난 1년간 테니스 투어를 통해 획득한 상금총액(약 150만 달러)에 육박하는 돈을 하루에 챙기는 셈이다. 그렇다면 그가 광고활동에 주력하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샤라포바와 계약을 맺고 있는 한 자동차 회사의 대변인은 "그는 자신의 역할을 잘 알고 있다. 코트 안팎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지를 안다. 전형적인 비지니스우먼이다"고 말했다. 샤라포바의 매력은 테니스 라켓을 쥐고 코트에 섰을 때 최고조로 발산된다. 빼어난 용모와 늘씬한 체격의 그가 테니스에 집중했을 때 덩달아 상품성도 올라가기 마련이다. 만약 테니스에는 신경을 끊고 전문 모델로 나선다면 그의 가치는 하락한다는 의미다. 한 마디로 '외모도 되면서 테니스도 잘 하는'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바로 그의 상품성을 극대화하는 지름길이란 점을 샤라포바는 잘 안다는 것이다. 현재 세계랭킹 4위에 올라 있는 샤라포바는 요즘 테니스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US오픈 여자단식에서 4강에 올라 결승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지난 2004년 윔블던 대회 이후 2년만에 그랜드슬램 대회 정상에 오르게 된다. 샤라포바가 출전하는 날이면 그가 출연한 최신 광고가 미국 TV를 도배한다. 광고 내용은 이렇다. 그가 호텔을 떠나 경기장으로 향하는 순간 모든 이들이 그의 아름다움을 예찬하는 노래를 부른다. 그러나 굳은 표정으로 묵묵히 경기장으로 향하는 샤라포바는 코트에 도착해서 시합을 시작한다. 힘차게 라켓을 휘드르며 동시에 엄청난 괴성을 지른다. 그의 미모에 넋이 빠졌던 주위 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해지면서 말문이 막힌다. 그 때 등장하는 광고문구. 'Just Do It'. 샤라포바가 돈을 버는 방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광고인 셈이다. 더 열심히 노력해서 세계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는 것만이 자신의 마케팅 가치를 극대화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19세의 나이에 필부들은 평생 만져보지 못할 부를 쌓은 샤라포바. 탁월한 외모는 물론 현명한 머리까지 한꺼번에 타고 난 듯하다. workhors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