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율 제로 투수끼리 맞붙는다'. 8일 잠실 구장에서 벌어질 현대-두산전은 양 팀 선발투수들이 상대 전적에서 나란히 방어율 0을 마크하고 있어 결과가 관심을 끈다. 올 시즌 현대의 명실상부한 에이스로 떠오른 우완 전준호와 두산의 전천후 좌완 금민철의 대결이다. 전준호는 올해 25경기서 12승 2패 1세이브에 방어율 3.22를 기록하는 동안 두산전에는 이상하게도 지난달 17일 선발 등판할 때까지 단 한 차례도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으나 이날 완벽에 가까운 투구로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7이닝 동안 108개를 던지며 3피안타 4사사구 5탈삼진을 기록하며 두산을 무실점으로 눌렀다. 올 시즌 33경기서 3승 1패 방어율 4.96의 평범한 성적에 머물고 있는 금민철 또한 현대에는 강했다. 4경기에 모두 중간 투수로 나와 1구원승을 챙기며 방어율0으로 막아냈다. 두산 벤치로서는 금민철이 현대전에서 잘 던진 점을 감안, 4위 KIA 추격에 제동이 걸린 팀에 '윤활유' 역할을 기대하면서 선발로 기용한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이번 주 들어 SK를 6위로 밀어내며 5위로 올라서는 데는 성공했으나 지난 6일 LG와의 더블헤더 2차전과 7일 현대전서 패해 2연승 중인 KIA와의 승차가 다시 1.5게임으로 벌어져 매 게임에 승부를 걸어야 하는 처지다. 더욱이 두산은 7일 현대전서 믿었던 셋업맨 박명환이 무너진 충격도 있다. 박명환은 3-1로 앞서던 6회 등판해 7회 들어 제구력 난조를 보이며 2안타 3볼넷으로 5실점, 단번에 역전을 내줬고 결국 두산의 패배로 이어졌다. 상대 전적서 함께 방어율 0을 기록하고 있는 양 팀 선발투수들을 타자들이 어떻게 공략할지도 관심사다. 현재 양 팀은 최근 5경기 타율에서 모두 3할대를 기록, 방망이 감이 괜찮은 편이기 때문이다. 5경기 타율이 3할 1푼 4리인 현대는 중심 타선인 이택근(.412) 서튼(.421) 이숭용(.400) 정성훈(.471)이 4할대를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벌이는 중이고 톱타자 송지만도 3할 6푼 8리로 호조다. 두산 또한 만만치 않아 시즌 팀 타율(.263)은 현대(.271)에 이어 2위이나 5경기 타율은 3할 1푼 8리로 현에 오히려 앞서 있다. 장원진(.538)과 고영민(.474)의 방망이가 불을 뿜고 있고 안경현(.368) 강동우(.333) 손시헌(.316) 홍성흔(.313)도 좋은 감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찬스에 강한 홍성흔이 무릎 통증으로 완전한 컨디션이 아닌 것이 변수이긴 하다. 또 이날 경기는 선발 투수들이 얼마나 버텨주느냐도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현대는 전날 선발투수 손승락이 4회에 손톱이 깨지며 강판, 황두성 이현승을 투입한 뒤 역전에 성공한 다음에는 송신영 박준수도 마운드에 올려 중간계투진의 투구수가 많았다. 두산 또한 중간계투진의 핵심인 박명환이 역전패의 충격을 당한 데다 1⅔이닝동안 41개를 던져 8일 등판은 힘들 것으로 보여 중반 이후 불펜 운용이 승부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준호-금민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