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라디오스타’는 왕년의 가수왕과 20년을 동고동락한 매니저의 이야기다. ‘왕의 남자’의 이준익 감독과 국민배우 안성기, 그리고 박중훈이 힘을 합쳐 기대를 모으고 있는 기대작인 ‘라디오스타’는 많은 그리움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그 그리움은 올 추석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라디오스타’의 첫 번째 향수는 한때는 각광을 받았으나 TV와 인터넷에 밀려 퇴물이 돼버린 라디오를 주된 소재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라디오는 오직 듣는 것으로만 만족해야만 하지만 라디오를 듣는 동안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매체였다. TV의 등장으로 상상만 하던 것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시대가 왔다. 게다가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사연이나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한결 더 수월해졌으니 라디오는 더 이상 주류 매체가 아니다. 하지만 과거 밤에 부모님 몰래 라디오를 들었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라디오의 매력을 기억하고 있을 테다. ‘라디오스타’는 그렇게 라디오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두 번째는 음악이다. 과거와 달리 현재 가요계는 댄스, 발라드, 힙합, R&B, 테크노 등 정말 다양한 음악장르가 공존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우리의 음악은 비교적 쉬운 멜로디에 금방 따라 부를 수 있었던 록이 주류였다. 현란한 테크닉으로 무장한 새 장르와 밀려 록은 한 때 큰 빛을 발했던 음악장르로만 머물고 있다. 과거의 영광을 간직한 록가수 최곤은 그런 록 음악을 대신 표현한다. 특히 영화 속에 등장하는 최곤의 노래 ‘비와 당신’은 영화가 끝난 후 흥얼거릴 정도로 묘한 매력을 가진 노래다. 세 번째 향수는 고향이다.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 도시로 흘러들어갔지만 여전히 고향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살고 있다. 그리고 그런 그들에게는 끈끈한 정이 살아있다. ‘라디오스타’에 등장하는 영월은 순박한 사람들이 살아있는 공간이다. 다방에서 일하고 있는 아가씨의 하소연, 라디오 DJ에게 고스톱의 룰을 물어보는 할머니들의 엉뚱함, 영월의 유일한 록 그룹 이스트리버의 열정 등 영월은 고향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네 번째는 영화배우 박중훈의 그리움이다. 박중훈은 9월 7일 언론시사에서 ‘라디오스타’가 그리움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밝혔다. “배우 안성기를 만나고 싶었고, ‘황산벌’을 함께 했던 이준익 감독을 만나고 싶었다. 최정윤 노브레인과의 첫 만남도 좋지만 (안성기, 이준익 감독과) 이렇게 재회해 그리움을 달랬다”고 털어놨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흥행배우’라는 타이틀이다. 박중훈은 “(‘라디오스타’) 이걸로 일어서야 한다. 병석에 오래누워 있었다”고 은근히 영화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시사 후 호평이 쏟아지고 있는 ‘라디오스타’가 그리움을 자극하는 내용으로 올 추석 극장가에서 흥행스타로 떠오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pharo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