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없이 초라해진 바비 매직'. 바비 밸런타인 감독이 이끄는 지바 롯데 마린스가 지난해 일본시리즈 우승의 기세를 잇지 못하고 리그 4위로 추락했다. 지난 10일 소프트뱅크에게 0-2로 패하고 남은 경기에 관계없이 4위가 확정됐다. 전년도 제왕에서 4위 이하의 B클래스 추락의 쓴맛을 본 것이다. 덩달아 매일 타순을 바꾸는 일일타선으로 일본시리즈를 제패해 '바비 매직'이라는 칭호를 들었던 밸런타인 감독의 용병술도 빛을 잃었다. 지난해 밸런타인 감독은 상대 투수가 좌완일 경우 이승엽을 벤치에 앉히는 타순을 고집했다. 결과적으로 우승을 하는 바람에 일일타선은 밸런타인 감독의 인기 마술작품이 됐다. 은 특히 롯데의 실패 원인 가운데 하나로 이승엽의 공백을 제기해 눈길을 끌었다. '밸런타인 감독이 올해도 일일타선으로 2연패에 도전했지만 이승엽과 고사카의 요미우리 이적으로 타선의 다양성이 축소되고 전력이 급격히 약화됐다는 것이다. 지난해 반쪽으로 출전하고도 팀 내 최다인 30홈런과 82타점을 기록한 이승엽의 공백이 상상 외로 컸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지바 롯데의 패인은 여러가지로 분석된다. WBC 대회에 8명이나 출전해 후유증을 겪었고 선수들의 정신력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작년의 기세를 실력으로 착각하고 뿔뿔이 흩어졌다는 것이다. 또 스프링캠프를 해외와 국내로 이원화해 선수단이 일체감을 갖지 못한 우도 범했다는 말도 나온다. 밸런타인 감독의 내년 시즌 거취도 미묘해졌다. 올해부터 4년 계약을 맺었으나 부진으로 일본시리즈 2연패가 좌절되자 "모든 것은 내 책임이다"며 자신의 거취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구단은 밸런타인 감독에게 팀을 계속 지휘해주길 요청하고 있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