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젠밍, 내년 양키스 1선발 예약?
OSEN 기자
발행 2006.09.11 11: 38

[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대만 특급' 왕젠밍(26.뉴욕 양키스)이 이미 내년 시즌 양키스의 개막전 선발 자리를 예약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뉴욕 현지 언론에 따르면 양키스는 이미 왕젠밍을 향후 팀의 기둥으로 삼기로 하고 당장 내년 시즌부터 1선발 자리를 그에게 주는 방안을 심각히 고려 중이라고 한다. 현실적으로도 양키스가 내년 시즌 개막전에 내세울 만한 투수는 그 외에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양키스는 올해로 계약이 끝나는 마이크 무시나를 잡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랜디 존슨 역시 이제는 전성기를 지났다는 게 중론이다. 재럿 라이트는 지난 2004년 12월 입단 당시의 기대감을 저버렸고 칼 파바노에 대한 양키스의 시선은 싸늘해진 지 오래다. 올 시즌 17승 5패 1세이브 방어율 3.60을 기록하며 박찬호(33.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보유한 단일 시즌 아시아 선수 최다승 기록에 1승 차로 다가 선 왕젠밍 외에는 그다지 선택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왕젠밍은 '산술적'으로는 올 시즌 19승까지 가능하다. 요즘 뉴욕 언론은 20승 가능성도 운운하고 있다. 주무기인 싱킹 패스트볼의 위력이 갈수록 배가되고 있고 좀처럼 마운드 위에서 흔들리지 않을 만큼 배짱도 두둑하다. 여기에 빅리그 경험이 쌓이면서 어느덧 빅리그의 대표적 투수 중 하나로 격상했다. 다만 피안타율 2할7푼2리에서 알 수 있듯 타자를 압도하는 유형은 아니다. 장타 허용을 최소화하면서 타자의 범타를 유도하는 스타일이다. 왕젠밍은 익히 알려진 대로 대만 출신이다. 마쓰이 히데키와 함께 양키스가 아시아에서 영입해 스타가 된 드문 경우다. 그는 마쓰이보다 양키스 팬들이 더 애정을 가질 만한 자격요건을 가지고 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이미 완성된 마쓰이와 달리 왕젠밍은 양키스 팜에서 출발해 빅리그까지 올라선 '친자식'이다. 양키스는 물불 안 가리고 원하는 선수를 잡는 '큰 손'으로 유명하지만 팀의 근간이 되는 선수는 팜에서 배출했다. 90년대 중반 이후 양키스의 주축을 이룬 데릭 지터, 버니 윌리엄스, 호르헤 포사다, 마리아노 리베라가 모두 양키스 팜이 배출한 특급 유망주 출신이다. 왕젠밍도 이들 동아리에 당당히 명함을 내밀 만한 자격이 있다. 물론 투수의 미래를 예측하긴 어렵다. 타자의 성적이 일관성이 있는 데 반해 투수는 성적의 굴곡이 심하다. 인체 역학에 반하는 오버핸드 투구가 투수들을 '종잡을 수 없는' 존재로 만들었다. 왕젠밍처럼 삼진수가 적은 투수는 롱런하기 쉽지 않다. 지난해 47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그는 올해 65개를 기록 중이다. 이런 불안 요소에도 불구하고 왕젠밍에 대한 양키스의 애정은 당분간 식지 않을 듯하다. 이제 선수 생활의 정점을 향해 올라서고 있는 데다 오랜만에 배출한 '내 자식'이라는 점에서 그에 대한 구단과 팬들의 시선은 여타 선수들과 다르다. 왕젠밍이 2007년 양키스의 개막전 선발 자리를 꿰찰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은 그래서 설득력이 있다. 어느덧 대만의 '국민투수'가 된 그는 요즘 뉴욕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타 가운데 하나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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