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드에서 정착하기엔 아직 멀었다'. 종합 격투기 프라이드 FC 진출 한 달만에 전격적으로 데뷔전을 치른 이태현(30, 팀 이지스)에 대해 많은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본기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태현은 지난 10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어리나에서 열린 프라이드 FC 무차별급 월드 그랑프리 결승전을 통해 데뷔전을 치렀지만 브라질 출신 주짓수 선수 히카르두 모라이스에게 지고 말았다. 모라이스가 비록 프라이드 무대에서 2전 2패에 불과했던 선수였지만 이미 주짓수 등을 익히면서 격투기 무대에서 많은 경험을 쌓아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태현이 넘기에 쉬운 상대는 아닌 것만은 충분했다. 하지만 이날 보여준 이태현의 경기력은 기본기부터 다시 다듬어야 하는 등 많은 약점을 노출했다. 일단 체력적인 부분이다. 거구와의 힘 대결에서 이겨야 하는 씨름 선수라는 특성을 본다면 체력이 모자라다는 부분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닐 듯했으나 모라이스와의 경기에서 진 원인이 바로 체력이었다. 이태현이 너무나 얻어맞아 KO당한 것이 아니라 체력이 떨어질 대로 떨어지는 바람에 세컨드가 경기를 포기했을 정도다. 타격 기술은 아직까지 제대로 익히지도 못했다. 씨름 선수였기 때문에 테이크 다운까지 시키는 것은 좋았지만 유리한 상황에서 모라이스를 공략하지도 못했다. 모라이스의 주먹에는 눈을 감거나 고개를 돌리기까지 했다. 타격전에서 눈을 감을 경우 상대를 정확하게 가격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태현은 벌써 주먹에 겁을 먹은 셈이다. 상대의 주먹에 겁을 먹은 선수는 절대로 성장할 수 없다. 여기에 스피드도 현저하게 떨어졌다. 하지만 펀치력과 테이크 다운 능력은 이태현의 성장 가능성을 엿보이게 하는 대목이다. 초반 주먹으로 모라이스의 안면에 상처를 냈고 만만치 않은 거구의 상대를 넘어뜨려 마운트 자세까지 취한 것은 한 달만에 링에 오른 선수치고는 매우 훌륭했다. 이태현은 한 달만에 데뷔전을 치르는 이유를 하루 빨리 링에 올라 보완할 부분을 알기 위해서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기본기를 완전히 익히지 못한 상태에서 보완할 부분을 찾는다는 것은 애당초 무리였다. 프라이드라는 곳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느꼈다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tankpark@osen.co.kr 이태현이 지난 10일 히카르두 모라이스와 데뷔전을 벌이고 있다./(c) Dream Stage Entertainment Inc.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