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 타자들, "한국 투수들, 트리플A 이상”
OSEN 기자
발행 2006.09.11 16: 20

만만하게 보고 왔다가 큰 코가 다친다. 올 시즌 한국야구에 첫 선을 보인 외국인 타자들이 맥을 못추고 있다. 특히 대체 용병 타자로 수입된 KIA의 스캇(31)이나 롯데의 존 갈(28)은 기대에 못미쳐 구단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이들의 부진은 대체 용병으로 시즌 중반에 올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를 담당하고 있는 프런트들은 “투수들은 몰라도 타자들은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낯선 투수들과 대결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이전의 예에 비쳐볼 때도 대체 용병 타자 중 성공을 거둔 경우가 드물다”고 전망한 바 있다. 이처럼 대체 용병 타자들이 기대에 못미치고 있는 것은 ‘한국 투수들에 대한 적응력 문제’와 함께 한국야구 수준을 낮게 보고 왔다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얼마 전 롯데 김무관 타격코치는 소속 팀의 존 갈이 고전하는 것에 대해 “한국 야구를 미국 마이너리그 더블 A 수준 정도로 낮게 보고 왔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겪어보니 투수들의 수준이 트리플 A 못지 않은 수준이어서 적응에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특히 한국 투수들이 예전과 달리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잘 구사하는 것에 힘들어하고 있다”며 한국 투수들의 변화구 수준이 높아진 것에서 원인을 찾았다. 이같은 분석은 현대의 지난해 홈런왕 서튼(36)도 비슷했다. 현대의 외국인 선수 담당인 운영팀의 엄홍 대리는 “서튼과 한국 야구에 대해 진지하게 얘기를 자주 한다. 서튼은 한국 투수들의 정교한 컨트롤을 높이 사고 있다. 한국 각 팀의 선발급은 미국 마이너리그 트리플A 투수들과 비교하면 구속은 조금 떨어지지만 컨트롤은 낫다고 한다. 특히 서튼은 한국 투수들의 변화구 컨트롤이 빅리그 투수들 못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야구는 한국보다 조금 더 변화구가 날카로운 것으로 평한다”고 전했다. 엄 대리는 서튼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올해 미국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준수한 성적을 올린 최향남(35.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경우를 보면 한국 투수들의 수준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향남이 비교적 많은 나이에 빅리그에 도전하는 선수인 탓에 소속 팀 젊은 기대주들에게 밀려 승격이 안됐지만 트리플 A 성적만 놓고 보면 전혀 뒤질 것이 없었다는 것이다. 최향남은 클리블랜드 산하 트리플 A팀인 바펄로 바이슨스에서 올 시즌 8승 5패, 방어율 2.37로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최근 귀국해서 한국에 머물고 있는 최향남도 언론 인터뷰에서 “슬라이더로 재미를 봤다”고 밝힐 정도로 안정된 변화구 컨트롤로 타자들을 제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한국 야구는 현재 국내 무대에서 뛰고 있는 용병 타자들의 평가와 한국 야구 선발 투수 출신으로 미국 무대에서 활동했던 최향남의 예에서 알 수 있듯 미국 마이너리그 트리플A 이상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비록 빅리그 진출을 포기하고 한국 무대로 방향을 돌린 나이가 많은 외국인 타자들의 이구동성 평가이지만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미국과 일본을 제압하며 증명됐듯 한국야구도 종주국 미국이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수준에 와 있는 셈이다. sun@osen.co.kr 서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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