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기 스승 황경수, "이만기 징계 파동, 씨름회생 기폭제로"
OSEN 기자
발행 2006.09.11 16: 24

[0SEN=홍윤표 기자]1983년 4월1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 1회 천하장사씨름대회 결승전에서 이만기(43. 현 인제대 사회체육과 교수)가 최욱진을 3-2로 누르고 초대 천하장사에 오르는 순간, 이만기를 얼싸안고 환호하는 인물이 있었다. 민속씨름판을 이만기 천하로 이끈 황경수 감독이었다. 그가 사랑하는 제자의 영구제명 관련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11일 하오 2시 서울 장충동 타워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 뒷전에서 서성거리고 있던 황경수 전 현대씨름단 감독은 “이만기 때문에 이 자리에 왔다. 씨름연맹과의 감정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어떻게 하면 씨름을 살릴 수 있는가 당부하려고 이만기를 만났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만기의 현역시절, 그는 이만기의 ‘빛과 그림자’ 같은 존재였다. 그런 그가 20년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백발이 성성한 모습으로 작금의 씨름판의 사태에 대해 쓴소리를 던졌다. 한국씨름연맹의 이만기 영구제명 징계조치에 대해 혀를 찬 황경수 씨(현 생활체육씨름연합회 사무처장)는 “1983년에 씨름이 이만기 때문에 살아났다. 이만기 징계는 씨름이 사그러들어가는 순간에 불씨를 지핀 셈이다. 이 시점이 기회다. 이번 사태를 기폭제로 삼아 씨름을 되살려야한다 ”고 힘주어 말했다. 황 씨는 “이제 씨름인이 대동단결해야 한다. 스모처럼 씨름이 영원히 꺼지지 않도록 씨름인들도 더 이상 싸우지 말고 반성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10일 씨름 천하장사 출신 이태현이 이종격투기 프라이드 데뷔전에서 무참히 얻어맞는 것을 지켜봤다는 그는 “그 인물 잘 생기고 씨름 잘한 이태현이 두들겨맞는 것을 보니 어처구니 없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일각에서 이만기의 징계 사태가 한국씨름연맹과 재야 씨름인들의 갈등과 반목으로 비쳐지는 것과 관련, 황 씨는 “연맹이 제구실을 하고 있으면 그렇게 비치겠나. 대통령도 잘 못하면 네티즌들의 비난을 듣는 세상인데 연맹은 잘못을 지적하면 욕으로 받아들이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은퇴해도 갈 곳이 마땅치 않고, 행정을 총괄하는 씨름연맹은 귀를 닫아놓은 답답한 상황을 끝장내야한다는 게 씨름 원로에 속하는 그의 충정어린 충고였다. chuam@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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