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본즈는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선수다". "본즈는 클럽하우스의 암적 존재다". 배리 본즈(42.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대해 우리가 익히 들어온 얘기다. 우리 시대 최고의 타자이자 메이저리그 역사상 손에 꼽을 위대한 선수는 될 지언정 팀경기인 야구와는 어울리지 않는 '에고이스트'라는 게 대중에게 알려진 그의 이미지다. 그런데 이런 본즈에 관한 어두운 면모가 어쩌면 잘못 알려진 편견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해석이 제기돼 주목을 끌고 있다. 최근 다시 회춘한 듯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본즈는 어느덧 팀 동료들의 자상한 '멘토' 역할까지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료의 타격 자세를 교정해주고 상대 투수에 대처하는 방법을 자세하게 알려주며 동료들의 엄청난 신임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샌프란시스코 동료들이 이 같은 주장을 펼쳐 주목된다. 34세의 나이에 파워히터로 변신한 레이 더햄은 자신이 변화한 이유를 "본즈 덕분"이라며 "매 투구 마다 적응하는 방법을 배리가 도와줬다"고 모든 공을 본즈에게 돌렸다. 빅리그의 대표적인 교타자 중 하나인 그는 올 시즌 벌써 23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얼마 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이적한 셰이 힐렌브랜드 역시 "본즈는 믿을 수 없을 정도다. 뭐라고 설명하기 어렵다"면서 "타격에 관한 나의 가치관, 그리고 육체의 힘을 이용하는 방법에 있어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게 했다. 나는 그로 인해 타격에 관해 새롭게 눈을 떴다"고 극찬했다. 그는 한술 더 떠 "누구나 그에게 접근할 수 있다. 본즈는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나쁜 X가 아니다. 다른 사람 위에 군림하지 않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본즈가 알려주는 타격의 '팁'은 그의 아버지인 바비 본즈로부터 전수받은 것이라고 한다. 경기 전 배팅 연습 때나 경기 도중 덕아웃에서 언제든지 물어보면 본즈는 친절하게 답해준다는 것이다. 이 정도면 우리가 알고 있는 본즈의 이미지가 '허상'에 불과했는지도 모른다. 동료를 무시하고 자기만 아는 '독선적인' 본즈가 아닌, 나서지 않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동료의 타격을 돕는 친근한 선배가 '진짜' 본즈일지도 모른다고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의 야구 전문기자 스캇 오스틀러는 의구심을 표명했다. 최근 피터 맥거원 샌프란시스코 구단주는 본즈 재계약 문제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 야구계에서는 본즈가 내셔널리그를 떠나 아메리칸리그의 한 팀으로 이적해 지명타자를 맡을 수도 있다는 추측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무릎이 거의 내려 앉아 제대로 뛸 수 없는 것으로 알려진 본즈는 올 시즌 타율 2할6푼1리 23홈런 64타점을 기록 중이다. OPS 0.987로 여전한 화력을 뽐내고 있다. 특히 최근 5경기서 홈런 4개를 몰아치며 통산 731호를 마크, 어느덧 행크 애런의 역대 최고 기록(755개)에 24개차로 접근했다. 변함없는 경기력에 동료에게 조언을 마다하지 않는 고참으로서의 몫까지. 이런 선수라면 어떤 구단이든 탐이 나지 않을 수 없다. 본즈에 관한 팀메이트들의 증언이 거짓이 아니라면 본즈는 이번 겨울 여전히 매력적인 프리에이전트(FA) 중 하나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