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올 시즌 강력한 MVP 후보로 꼽혔지만 심장박동 이상으로 한동안 결장하면서 후보군에서 사실상 멀어진 데이빗 오르티스(31.보스턴 레드삭스)가 데릭 지터(뉴욕 양키스) MVP 불가론을 들고 나섰다. 오르티스는 12일(한국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기자단은 야수에게 표를 줄 것이다. 지터에 관한 얘기가 최근 무성하다"고 운을 뗀 뒤 "그가 대단한 활약을 펼친 점은 사실이지만 40홈런을 치거나 많은 타점을 올린 건 아니다. 소속 팀에 얼마나 많은 기여를 했는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40홈런과 100타점을 기록한 선수야 말로 진짜 팀 승리에 공헌한 선수"라고 말했다. 지터는 올 시즌 타율 3할4푼5리 13홈런 91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타격과 수비, 그리고 팀의 리더로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양키스가 승승장구하는 가장 큰 이유가 지터의 존재감 때문이라는 데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 때문에 최근 뉴욕 언론을 중심으로 '지터 MVP론'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오르티스는 명확한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오해는 없었으면 한다"고 전제를 단 그는 "지터는 훌륭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면서도 "양키스 라인업에는 엄청난 선수들이 많다. 그처럼 대단한 타선에 소속돼 있다면 누구든지 돋보일 것"이라고 말해 우회적으로 지터를 평가절하했다. 오르티스는 자신도 MVP 후보 중 하나는 된다고 했다. 하지만 지명타자인 탓에 야수에게 밀릴 것이라면서 "내가 투표권을 가지고 있다면 저메인 다이, 폴 코너코(이상 시카고W)나 저스틴 모너(미네소타)에게 표를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르티스의 발언은 전형적인 'MVP 논란'에 해당한다. '수치상 뛰어난 성적을 올린 파워히터에게 상을 줘야 한다'거나 '기록은 떨어지지만 보이지 않는 능력을 통해 팀 승리를 이끈 선수가 상을 받아야 한다'는 논란은 거의 매년 있어 왔다. 올해는 오르티스가 이 같은 논란에 불을 붙인 셈이다. 과연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MVP는 누가 될 것인지, 페넌트레이스 순위 싸움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흥미거리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