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제프 배그웰이었던 현대 최고 연봉선수 송지만(33)이 특유의 타격폼인 ‘기마자세’를 버렸다. 송지만은 그동안 미국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기마자세로 강타자의 면모를 과시했던 배그웰과 비슷한 타격폼을 취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최근 줄곧 유지해온 ‘기마자세’를 버리고 일반적인 타격폼으로 공격에 나서고 있다. 타격폼을 바꾸고 난 후 타격감이 좋아지면서 호타를 휘두르고 있다. 송지만은 지난주 타율 4할4푼4리(18타수 8안타)에 1홈런 3타점으로 주간 타격 5위에 랭크됐다. 거포들인 롯데 이대호, 두산 김동주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 타격이었다. 송지만이 ‘기마자세’를 버리고 일반적인 타격폼으로 변신한 것은 지난달 22일 한화전부터였다. 그때 이후 4할대의 꾸준한 타격에 심심치 않게 홈런포도 곁들이며 예전 강타자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에 신념이 강한 송지만이 전성기를 함께 했던 타격폼을 버리고 일반적 타격폼으로 바꾼 결정적 계기는 김용달 타격코치의 설득에 기인했다. 김용달 코치는 지난달 말 타격부 진에 빠져 있던 송지만과 마주앉아 “이제 시즌도 30게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네가 생각했던 타격폼으로 해봤으니 이제부터는 내가 가르친 대로 해보자. 어차피 시즌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2가지 다 해보고 나은 것을 내년 시즌에 적용하는 것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지 않겠냐”고 설득했다. 이에 당시 2할4푼대의 저조한 타격으로 몸값을 못해내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송지만은 처음에는 기마자세를 고집할 뜻을 보이기도 했으나 결국은 김 코치의 권유를 받아들였다. 그 후 방망이에 불이 붙으면서 타율이 급상승했고 팀의 톱타자로서 공격의 돌파구를 뚫는 데 앞장설 수 있었다. 지난 겨울 전지훈련 때부터 송지만 타격폼을 수정하려했으나 '올 시즌은 내 생각대로 해보고 싶다'는 송지만의 의견을 받아들였다가 최근에야 손을 본 김용달 코치는 “공을 보는 눈의 각도와 몸의 중심 이동이 좋아졌다. 이 덕에 좋은 타격이 나오고 있다”며 현재까지 성공을 거두고 있는 요인을 분석했다. 최근 4할대의 고타율 덕분에 타율을 2할6푼7리까지 끌어올렸다. 현재 12홈런 43타점. 지난 겨울 3년 총 18억 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체결하며 현대 최고 몸값 선수가 된 송지만은 “몸값에 걸맞는 활약을 해야겠다는 부담감이 컸던 것 같다. 마음도 비우고 타격폼도 바꾸고 나니 타격감이 좋아지고 있다. 남은 경기와 포스트시즌서 팀 승리에 기여하겠다”고 다짐했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