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대만의 '국민영웅' 왕젠밍(뉴욕 양키스)이 대만 언론과의 인터뷰 사절을 선언했다. 그에 대한 미디어의 관심이 커지면서 자신과 가족의 사생활이 보호받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는 판단에서다. 왕젠밍이 이런 선언을 하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대만 출신인 왕젠밍은 사실 현 부모가 갓난아기였던 그를 호적에 입적시킨 입양아라는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왕젠밍을 오랫동안 전담 취재한 몇몇 특파원만 알고 있는 얘기였다. 이들은 왕젠밍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이를 기사화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달 '뉴욕타임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왕젠밍이 자신의 출생 비밀을 밝히자 한 대만 TV 방송의 리포터가 '오버'를 했다. 왕젠밍의 생물학적 친부모를 찾아내겠다며 그의 부모집을 들쑤시고 다녔던 것. 이에 큰 충격과 분노를 느낀 왕젠밍은 최근 대만 언론과의 인터뷰를 일체 거절하겠다며 응수한 것이다. 그는 "야구에만 전념해야 할 시기에 미디어의 방해로 집중할 수가 없다. 나와 내 가족이 입은 정신적 피해가 엄청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왕젠밍의 '폭탄 선언'에 대만 미디어는 '언론의 자유'를 침해당했고 격분하고 있다. 하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세계에 자랑스럽게 내놓을 수 있는 자국 출신 영웅을 귀찮게 했다며 언론에 대해 파상 공세를 벌이고 있다.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왕젠밍을 못살게 구는 대만 언론을 맹성토하며 왕젠밍을 보호하자는 내용의 '궐기'가 한창이다. 아시아 출신 첫 메이저리그 단일 시즌 20승에 도전하는 왕젠밍으로 인해 지금 대만은 온 나라가 북새통이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