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8일 개봉하는 이범수 김정은 주연의 영화 ‘잘살아보세’는 1970년대 국가정책이었던 가족계획 사업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때문에 영화 속에 등장하는 콘돔은 영화 홍보를 위한 훌륭한 도구인 셈이다. 영화의 홍보를 맡고 있는 ‘래핑보아’는 영화 개봉에 앞서 콘돔이 붙어있는 수첩을 제작한데 이어 김정은 요원의 자세한 사용법 설명이 포함된 ‘특별콘돔엽서’를 따로 제작해 배포할 예정이다. 당시 가족계획 사업을 알리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자식농사를 중요하게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가족계획 사업은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대부분 여성이었던 가족계획요원들이 피임약과 콘돔을 들고 이를 남성들에게 설명하기란 실로 낯뜨거운 일이었다. 게다가 착하고 순박했던 당시 사람들은 가족계획요원이 예를 들어 설명한 그대로 실천하는 웃지못할 헤프닝도 빈번하게 발생했다. 영화 ‘잘살아보세’의 웃음의 포인트 또한 여기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최근 성적인 부분에 대한 생각이 바뀌면서 콘돔은 더 이상 은밀한 도구가 아니다. 학창시절 성교육을 통해 콘돔을 모르는 사람들은 거의 없고, 때로는 유희적인 도구가 되기도 한다. 때문에 영화 홍보를 위해 콘돔을 사용하는 것은 큰 무리가 없다. 영화의 주된 소재를 통해 영화의 내용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해 관객들의 흥미를 끌기에 이보다 좋은 도구는 없을 것이다. ‘잘살아보세’는 가족계획을 달성해야하는 요원과 요원의 뜻에 따라 한번 잘 살아보겠다는 의지를 가진 농사꾼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가족계획 요원들이 실제 경험한 에피소드로 웃게 만들고, 가족계획을 받아들이는 용두리 마을 사람들의 애환에 애틋함이 느껴진다. pharo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