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 살까봐 인사도 못드려요". 양승호(46) LG 감독대행이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다. LG는 전날 광주경기에서 필승 미들맨 버디 카라이어를 선발투수로 내세워 KIA를 4-3으로 꺾었다. 2007시즌용 선발 테스트를 위해 등판시켰는데 카라이어는 무난한 피칭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패한 KIA는 두산에 4위를 내주고 5위로 떨어져 4강 경쟁에서 불리해졌다. KIA쪽 입장에서야 잘 던지던 미들맨이 갑자기 선발투수로 변신해 나왔으니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양 감독대행은 "카라이어는 (선발 테스트를 위해) 원래 상대 팀에 관계없이 무조건 13일에 내보내려고 준비를 시켰다. 다른 투수들의 순서를 지켜줘야 했다. 그런데 우연히 KIA가 상대 팀이 되버렸다"고 해명을 했다. 절대로 KIA에 무슨 억하심정이 있는 게 아니라는 얼굴표정이다. 공교롭게도 카라이어의 다음 등판이 KIA전이다. 양 감독대행이 내놓은 선발 로테이션표에 따르면 카라이어는 오는 20일 잠실구장에서 KIA를 상대로 두 번째 선발등판한다. 이를 알게 된 서정환 KIA 감독은 "거참, 왜 우리에게만 세게 붙는 거야"라며 어두운 얼굴 표정을 지었다. 치열한 4위 다툼 속에서 하위권 팀을 상대로 승수를 쌓아야 되는데 여의치 않게 된 것이다. 인사성이 밝은 양 감독대행은 이번 광주원정에서 선배인 서 감독에게 인사 못한 이유도 밝혔다. "4위 싸움을 벌이는 팀이 아니라면 먼저 찾아가 인사드리고 차도 마시고 그럴텐데 괜한 오해를 살까봐 인사도 못한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sunny@osen.co.kr
